기획재정부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80대 품목에 대한 연구개발(R&D) 예산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안에 담긴 20대 품목에 대한 R&D 예산 중요성도 피력했다. 일본 수출규제 등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부품 분야 혁신'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은 9일 '소재·부품·장비 R&D 추진상황 점검 간담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위해 지난해 정부가 발표했던 소부장 분야 R&D 투자의 진행 상황과 추진 과정 애로사항을 점검하고 조기에 성과를 내기 위한 부처 간 협업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구 차관은 “흔들리지 않는 산업 강국을 위해서는 지난해 일본 수출 규제 등과 같은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소부장 R&D의 가시적 성과 창출을 통한 공급 안전망 확보, 부처·사업 간 협업 체계를 강조했다.
일본 수출 규제가 시작된 후 한·일 고위급 관계자 대화 등을 통해 해빙 무드에 들어섰지만 소부장 분야 혁신 전략은 이어 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우선 구 차관은 중장기 전략이 요구되는 80대 품목은 기술 개발 로드맵을 점검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정부 R&D 예산은 아낌없이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정부는 일본 경제 보복 조치 이후 추경예산 편성, 소부장 기술특별위원회(기술특위) 신설, 핵심 품목 분석, R&D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 대책을 마련했다.
구 차관은 특히 “지난해 추경에 반영한 20대 품목 R&D를 신속히 완료하고, 실제 사업화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창출하는 데 관계 부처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간담회에서는 소부장 생태계 조성을 위한 관계 부처의 구체적인 협업 투자계획도 논의됐다.
정부는 이미 기초 원천기술을 확보한 경우 상용화 R&D로 연결될 수 있는 '부처 간 이어달리기 R&D'를 강화하고, 기초 기술이 다소 부족한 경우 부처 간 최종 목표를 공유하고 기초와 응용을 동시에 수행하는 '함께 달리기 R&D'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또 성능·시험 평가를 위한 장비구축 사업도 중복 투자에 따른 비효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예산 편성 과정에서 부처 간 역할을 명확히 조정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부장 분야 투자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추진되는지 지속 점검, 흔들리지 않는 산업 생태계 조성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