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네이버·카카오 K-캐릭터, 문화 수출 첨병이 되다

[이슈분석] 네이버·카카오 K-캐릭터, 문화 수출 첨병이 되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카카오IX, 라인프렌즈 매출 추이

네이버와 카카오 국내 양대포털 기업 캐릭터 사업이 성장 중이다. 매출은 물론 글로벌 각지에서 새로운 팬덤을 만들어내며 지식재산권(IP) 부가가치를 높였다.

라인프렌즈와 카카오프렌즈 성장의 특이할 만한 점은 이들 캐릭터 플랫폼 격인 메신저 서비스와 크게 상관없이 성장하는 점이다. 카카오톡과 라인 점유율이 낮은 곳에서도 이들 캐릭터가 환영받는다. 캐릭터 자체 경쟁력이 높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K-팝(POP) 등 한국 문화상품과 시너지도 주효했다.

라인프렌즈 BT21 사진=라인프렌즈
라인프렌즈 BT21 사진=라인프렌즈

◇ K-팝과 결합한 K-캐릭터, 문화 수출서 파괴력

카카오IX는 2018년 12월 일본 도쿄에 글로벌 1호 매장을 열었다. 해외 진출 신호탄이었다. 글로벌 1호점 오픈 당시 비가 오는 날씨에도 개장 시간 전부터 약 2000명 고객으로 긴 대기줄이 만들어질 정도로 성황리였다. 이후 카카오프렌즈 매장은 오모테산도, 하라주쿠 지역 명소로 자리잡았다.

카카오IX에 따르면 일본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 약 90% 이상이 10대, 20대 여성이다. 카카오IX는 온라인 판매와 사전 현지 조사 등을 통해 일본 여성에게 인기가 높은 캐릭터 '어피치'를 전면에 내세웠다.

카카오IX는 일본 진출을 위해 어피치를 한층 더 귀여운 외모로 부각했다. 일부 매장은 상품을 어피치만으로만 구성해 차별화했다.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등에서 현지 정서를 반영한 일본 어피치 스토리를 연재하는 등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한류 아이돌과 컬래버레이션도 진행했다. 지난해 10월에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와 협업해 '카카오프렌즈 트와이스 에디션'을 선보였다. 올해 2월에는 강다니엘과 컬래버레이션한 '어피치 강다니엘 에디션'을 정식 출시했다. 두 에디션 모두 아티스트들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기획부터 디자인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들 상품 출시일에 도쿄 오모테산도와 오사카 매장 앞에 긴 줄이 형성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현지 브랜드와 협업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접점 확대도 일본 진출 성공 요인이다.

카카오IX는 츠타야, 위고 등 현지 브랜드와 손잡고 지금까지 약 35개 매장에서 카카오프렌즈를 선보였다. 글로벌 1호점 오픈 이후 일본 최대 라이프스타일 서점 츠타야와 협력해 도쿄 다이칸야마, 시부야, 오사카, 삿포로 등 유동인구가 많은 츠타야 지점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10, 20대에게 유명한 패션 브랜드 '위고'에 입점해 단기간 내에 유통망을 확장하고 주 타깃층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거뒀다.

방탄소년단을 소재로 한 라인프렌즈 'BT21'은 캐릭터 산업과 아이돌 컬래버레이션의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프렌즈 크리에이터스'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아티스트가 직접 창의력을 발휘해 캐릭터를 만들고 탄생 과정에 개입했다.

라인프렌즈는 2017년부터 BT21 제품을 선보였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BT21 세계관과 캐릭터 제작에 적극 참여했다. 'BT21 유니버스'라는 이름 하에 세계관과 스토리를 계속 확장 중이다. BT21은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며 글로벌 캐릭터로 급성장했다.

라인프렌즈 관계자는 “아티스트 외형이나 이름만 빌린 것이 아니라, 아티스트가 직접 캐릭터 스케치, 캐릭터 세계관 설정에 직접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라인프렌즈는 2018년 11월 중국 아이돌 왕위웬과 손잡고 ROY6를 론칭했다. K-팝을 넘어 현지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진출을 속도를 높였다.

카카오프렌즈 트와이스 에디션 출처: 카카오
카카오프렌즈 트와이스 에디션 출처: 카카오
라인프렌즈 BT21 사진=라인프렌즈
라인프렌즈 BT21 사진=라인프렌즈

◇ K-캐릭터, 문화 수출 불모지 서구권 시장도 씨앗 뿌려

카카오프렌즈, 라인프렌즈는 지난해부터 유럽과 북미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동안 아시아 문화 상품이 선뜻 진출하지 못했던 서구권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카카오프렌즈는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에 입점해 캐릭터 관련 상품을 판매 중이다.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프리미엄 백화점 블루밍데일즈 4개 지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올해는 12월 미국 뉴욕에 위치한 디자이너 편집숍 '에이랜드 뉴욕 브룩클린점'에 입점하는 등 오프라인 접점을 늘려 유통망을 확장할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2018년 4월 카카오IX영국 법인 설립 이후, 2019년 11월 영국 런던 중심가 하이드파크 윈터 원더랜드에 첫 번째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주말 경우 2000여명이 넘는 방문객이 팝업스토어를 방문했다. 크리스마스 시즌 제품인 쿠키 라이언을 비롯한 인기 제품들은 품절되기도 했다.

윈터 원더랜드 퍼레이드에 라이언이 참가하자 사진을 찍으려는 인파가 몰려 줄을 서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카카오IX 관계자는 “2020년 영국에 정규 카카오프렌즈 매장 개점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핀란드 소재 글로벌 게임개발사 슈퍼셀은 지난해 라인프렌즈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슈퍼셀 최고경영자(CEO) 나서 직접 라인프렌즈와 협업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등 유럽 시장에서 위상을 높였다.

일카 파나넨 슈퍼셀 CEO는 지난해 연말 홈페이지를 통해 “라인프렌즈가 브롤스타즈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이 브랜드와 게임이 무엇인지 실제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면서 “파트너십에 대해 기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2019년 12월 잠실 롯데몰에 설치된 브롤스타즈 X 라인프렌즈 팝업스토어. 사진=라인프렌즈
2019년 12월 잠실 롯데몰에 설치된 브롤스타즈 X 라인프렌즈 팝업스토어. 사진=라인프렌즈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