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11석을 놓고 겨루는 강원도와 제주도는 쏠림현상이 강한 지역이다. 지난 19대, 20대 총선 결과를 보면 강원도는 미래통합당이 민주당을 상대로 9대 0, 6대 1(무소속 제외)로 압승을 거뒀다. 반면 제주도는 17대 총선부터 4번 연속으로 민주당이 3석 모두를 차지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은 8석의 강원에서 2~3석을 기대하고, 통합당은 제주에서 1석 이상의 성과를 바라고 있다.
◇춘천·철원·화천·양구갑…허영 vs 김진태
'강원 정치 1번지' 춘천을 포함하는 춘천·철원·화천·양구갑은 허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진태 미래통합당 후보가 20대 총선에 이어 재대결한다. 4년 전 선거에서는 김 후보가 4.6% 포인트 차로 허 후보를 따돌렸다.
이번 선거 관전포인트는 김 후보의 3선 고지 달성이냐 허 후보의 설욕이냐로 압축된다.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곳이지만 선거구 조정을 통해 농촌 지역이 제외돼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허 후보가 당선되면 32년만에 진보 진영에서 춘천지역 국회의원을 배출하게 된다. 엄재철 정의당 후보가 변수다. 엄 후보는 2008년에 이어 두번째 도전이다.
허 후보는 주요 공약으로 춘천호수 국가정원 지정 추진을 제시했다. 김 후보는 제2혁신도시와 광역급행철도(GTX)-B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엄 후보는 전 국민 재난기본소득 100만원 지급 추진을 약속했다.
◇원주갑…이광재 vs 박정하 vs 권성중
강원도 선거의 백미는 이광재 민주당 후보와 박정하 통합당 후보가 대결하는 원주갑이다. 이 후보는 태백·영월·평창·정선에서 재선한 데 이어 강원도지사까지 지낸 여당내 거물이다. 9년 전 대법원에서 정치자금법 유죄 확정 판결로 지사직을 잃은 바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재기할지 관심사다.
같은 진영인 권성중 변호사가 민주당의 결정에 반발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합당은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정하 후보를 대항마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3선인 김기선 의원이 불출마를 선택했다.
이 후보는 1호 공약으로 강원지역 교육의 질을 높이는 시스템 구축을 내세웠다. 선출직과 교육기관, 학생·학부모가 원탁회의 형태로 참여하는 원주미래교육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후보는 최저임금제, 주52시간 근무제 등의 획일적인 적용 폐지를 제안했다. 지역별·산업별 특성에 맞게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권 후보는 무실동 원주교도소 건물을 보존, 법무테마파크로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제주갑…송재호 vs 장성철 vs 고병수 vs 박희수
제주도는 17대 총선부터 4번 연속으로 민주당이 3석 모두를 차지한 곳이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 호남과 더불어 진보의 텃밭으로 꼽힌다.
제주갑은 강창일 의원이 내리 4선을 차지한 지역구다. 강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무주공산이 됐다. 민주당은 강 의원의 공백을 매우기 위해 송재호 전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전략 공천했다. 이같은 결정에 제주도의회 의장을 지낸 박희수 후보가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 표심 분열이 일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고병수 정의당 후보도 가세, 진보성향 유권자를 대상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통합당에서는 장성철 전 제주도 정책기획관이 후보로 나섰다.
송 후보는 4.3 특별법 개정 및 배·보상 방안 마련을 통한 제주 4.3 사건의 완전한 해결을 약속했다. 장 후보는 국가식품산업단지 조성으로 가공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고 후보는 코로나19 대책 일환으로 긴급 지원금 100만원 지급, 박 후보는 제주특별법 개정을 주요 공약으로 각각 제시했다.
강우성기자 kws924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