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미국 자동차보험 회사들이 보험료 환불에 나서고 있다. 미국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고 미국 다수의 주정부가 자택 대피령을 발동하면서 자동차 이동이 급감한 영향이다. 우리나라 운전자들은 보험료 환불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14일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보험 1위인 스테이트팜을 비롯해 가이코, 파머스, 올스테이트 등 보험회사가 보험료 환불을 결정했다.
스테이트팜은 가입고객에게 20억달러(2조4388억원)를 환불해주기로 했다. 3월 20일부터 5월 31일 효력이 있는 보험가입자가 대상이다. 환불은 별도 신청 없이 적용된다. 스테이트팜은 4000만대 차량 보험 계약자에게 보험금의 25% 상당 금액을 6월 환불할 예정이다.
가이코는 4월 8일부터 10월 7일 사이 만기되는 자동차 및 오토바이 보험을 갱신할 경우 15% 환불하기로 했다. 해당 정책은 모든 새로운 계약에 적용된다. 가이코는 자동차보험의 경우 평균 환불 규모가 1년 보험료 기준으로 150달러, 오토바이 보험은 평균 30달러 규모로 예상했다. 1800만대 자동차보험과 100만대 오토바이보험 계약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약 25억달러(3조490억원) 규모로 추정했다.
파머스는 4월 한 달 자동차보험을 25% 할인하기로 했다. 할인은 계약자가 별도 조치 없이 다음 달 적용된다. 최근 보험료 전액을 결제한 경우 할인 금액은 환불한다. 제프 데일리 파머스 CEO는 “다양한 재택 대피령으로 고객이 더 적게 운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이에 자동차보험료를 25% 할인하는 대책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올스테이트는 보험계약자에게 6억달러(7317억원)를 환불하기로 했다. 해당 기간은 4월과 5월의 월 보험료를 기준으로 15%를 돌려주는 방식이다. 이 역시 최근 지불에 사용된 은행 또는 신용카드 계좌에 자동으로 돈을 입금하는 방식으로 환불이 진행된다. 토마스 제이 윌슨 올스테이트 CEO는 “코로나19 확산을 늦추기 위해 외출을 자제하면서 사고가 줄어 손해율이 낮아지게 됐다”면서 “우리는 4월과 5월 자동차보험 고객에게 6억달러 이상 환불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리버티 뮤추얼, USAA, 프로그레시브 등도 환불하기로 했다.
미국 자동차보험사들이 보험료 환불 또는 할인에 나선 것은 코로나19로 수억명 자국민들이 운전을 크게 줄이면서 정상 요금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데 따른 것이다. 미국 교통 데이터 분석 회사인 인릭스에 따르면 3월 말에서 4월 초까지 미국 교통 트래픽은 2월 말 대비 47% 감소했다.
국내 역시 다르지 않다. 코로나19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으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직접적인 영향이 미치고 있다. '빅4' 손해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의 3월 가마감 기준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9.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월 82.2%보다 3.1%포인트(P) 줄어든 규모다.
다만 국내의 경우 미국과 같은 보험료 환불 등은 어렵다. 국내 보험사들이 이미 운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환불하는 마일리지 제도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자동차 보험료가 상당히 비싸고 국내와 같은 마일리지 제도가 시행되지 않아 줄어든 운행만큼 보험료를 환불하는 것”이라면서 “국내는 대부분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운행이 적으면 보험료를 환불해주는 마일리지 특약에 가입하고 있어 추가 환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외출 자제...車 사고 줄며 손해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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