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온라인 개학은 이제부터...16일 400만명 동시 접속

16일 전국 초중고 400만명이 온라인으로 등교하는 2단계 온라인개학이 시행된다. 사진은 시범학교의 원격수업 모습 <전자신문 DB>
16일 전국 초중고 400만명이 온라인으로 등교하는 2단계 온라인개학이 시행된다. 사진은 시범학교의 원격수업 모습 <전자신문 DB>

400만명이 인터넷상에서 등교하는 2단계 온라인 개학이 16일 시작된다. EBS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하루 전날인 15일까지 인프라 확충과 시스템 점검으로 분주했다. 일주일 동안의 시행착오 끝에 로그인 지연 문제와 콘텐츠 업로드 속도 저하 문제 등을 해결했지만 누구도 시스템 안정을 확신하지 못하는 상태다. 사고가 일어났을 때 즉시 해결할 수 있는 대응 체계는 물론 장기화 사태 대비책 마련이 숙제다.

◇일주일간의 시행착오…'최대한 분산하라'

교육부는 당초 온라인 개학을 결정하면서 EBS 온라인 클래스와 e학습터 접속용량을 총 600만명으로 늘려 과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초·중·고 전체 학생 수는 약 540만명. 이보다도 많은 숫자가 접속해도 문제없도록 인프라를 확충하겠다는 뜻이었다.

막상 지난 9일 중3·고3 학생으로 1단계 온라인 개학을 시작해 보니 문제가 속출했다. 애초 수백만명 접속을 고려해 개발한 시스템이 아니다 보니 곳곳에서 장애가 발생했다. 클라우드를 배분하는 네트워크 장비에 부하가 생기는가 하면 기본인 로그인 처리에서 지연 상황이 펼쳐졌다. 용량은 늘려놨지만 정작 시스템에 접속하는 길목에서 다양한 원인으로 병목 현상이 발생했다.

이후 EBS와 KERIS는 최대한 서버를 분산하고 용량도 늘렸다. EBS는 접속을 2개 게이트에서 100개 서버로 나눠 직접 접속하는 방식으로 분산하고, 로그인은 학교별 로컬 로그인 방식으로 전환했다. EBS 온라인 클래스에 접속하기보다 URL 링크를 통해 학급방에 들어가는 방법도 권고했다.

교사들의 업로드 지연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콘텐츠 서버와 교사 전용 서버를 분리, 부하를 방지했다. 교사 전용으로 만든 서버 속도는 2Gbps를 11배 정도로 높였다.

KERIS는 권역별로 나눈 7개 서버를 12개로 늘렸다. 세트당 46만7000명을 수용하는 만큼 총 560만4000명이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권역당 24만여명이 동시접속을 할 수 있다.

◇안정화 확신 어려워…'장기전 대비하라'

이 같은 대책에도 교사와 학부모들의 불안은 계속됐다. 9일에 이어 13일, 14일 계속해서 장애가 발생했다. 대규모 동시접속은 처음인 만큼 어떤 장비에서 장애가 일어날지 알기는 어려웠다.

네트워크 전문가조차도 16일 온라인 개학이 무리 없이 이뤄질지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 전문가는 “어떤 장비가 말썽을 일으킬지, 케이블이 잘못 꽂혀 있을지 알 수 없는 노릇”이라면서 “용량을 키웠다 하더라도 복잡한 시스템을 거쳐 자료가 오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곳곳에서 장애가 일어날 가능성이 짙다”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시뮬레이션도 해보지 않고 한 달 만에 이런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가동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면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재빨리 찾고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50명 이하를 이어 가고 있어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감염병이 언제 다시 확산될 지 모른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런 경우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시스템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이번 기회에 대량 접속을 염두에 두지 않고 개발된 시스템을 개편해야 한다. 장기전으로 갈 경우 클라우드 확충도 필수다. EBS와 e학습터 외에 다양한 학습관리시스템(LMS)으로 분산해야 한다. 현 원격수업에 맞는 업그레이드된 LMS 수요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대부분의 교사들이 EBS 콘텐츠를 활용하기 때문에 콘텐츠 용량 걱정은 별로 없다”면서도 “문제는 현 상황이 길어질수록 교사 학습자료와 학생 숙제 자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용량이 엄청나다”며 대책 마련을 에둘러 요청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