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해 2분기 가동률이 급락하면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가동을 중단하는 해외 공장이 늘고 있어서다. 가동률 저하는 고정비 부담 증가, 생산 및 판매 축소 등으로 이어져 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2분기 가동률이 역대 최저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현재도 미국, 멕시코, 브라질 등 공장 가동이 중단된 상태로, 이달 중순 이후 재가동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2월부터 국내외 지역별로 공장 가동 중단과 재가동, 가동 중단 연장 등을 반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세탁기 공장과 폴란드 가전 공장을 19일까지, 멕시코 TV 공장은 17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LG전자는 브라질 TV 공장을 오는 19일까지, 멕시코 TV 공장과 폴란드 가전 공장은 24일까지, 러시아 가전·TV 공장은 30일까지 각각 가동을 중단한다. 양사 모두 가동 중단 기간이 끝나면 재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해외 공장이 있는 나라들의 코로나19 상황이 변수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현지 정부가 공장 운영을 추가로 제한할 수 있고, 사업장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른 가동 중단 등 변수가 많다. 실제로 미국과 인도, 브라질 등에서는 공장 가동 중단 기간을 한 차례 연장한 바 있다. 또 일부 공장에서는 재가동 후 며칠 만에 다시 가동을 중단한 사례도 있다.
거의 모든 해외 공장 가동에 차질이 생기면서 공장 가동률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가동 중단 기간은 짧게는 1주일 이내부터 길게는 한 달 이상인 경우도 있다.
재가동 이후에도 생산 능력을 확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세계적으로 소비 위축에 따른 수요 감소 현상이 심각해 가전과 TV 판매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기업들로서는 무리하게 가동률을 높여 생산을 늘릴 경우 재고 부담을 안게 된다.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기업 부담은 커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정교한 사업 예측에 따라 가동률을 90~100%대로 운영해왔다. 생산능력을 짜임새 있게 운영함으로써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그러나 2분기에는 판매 부진으로 인한 매출 감소에 더해 가동률 하락으로 인한 고정비 부담까지 높아지게 됐다. 공장 가동 중단 기간이 얼마나 늘어날지 예측이 어려워 인력 운용계획도 차질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 단위로 해외 공장 가동 현황을 점검하고 있지만, 현 단계에서 가동률 전망을 하긴 어렵다”면서도 “이미 4월에 상당수 공장 가동이 멈췄고, 이후에도 멈출 가능성이 있어서 가동률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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