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개국(G7) 정상이 16일(현지시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제 공조를 위한 원격 영상회의를 한다. 지난달 한 차례 원격 영상회의를 가진 데 이어 두 번째다. 지난 첫 회의에서는 코로나19 사태를 세계적 보건 위기로 규정하고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두 번째 회의에서는 더욱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앞서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3(한·중·일) 정상도 특별영상회의를 열었다. 문 대통령은 △아시아개발은행(ADB) 신탁기금을 활용한 방역·의료 물품 지원 △방역 공조를 위한 '한-아세안 보건장관대화 채널' 신설 △경제 충격에 대비한 물적·인적 교류 및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서명 등을 제안했다.
청와대가 15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아세안+3 정상은 회의 종료 후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대한 코로나19 아세안 대응 기금' 설립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현 위기를 전례 없는 상황으로 보고 세계 각국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일치한 것이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 수는 12만명을 넘는다. 확진자는 200만명에 이른다. 세계 어느 나라도 안심할 수 없는 초유의 위기다.
보건 위기는 경제 위기로 이어졌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 교역량이 32%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대기업,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위기감이 높다.
어느 한 나라의 노력만으로 피하기 어려운 글로벌 위기 상황이다. 이에 주요국 정상들이 잇달아 영상을 통해 회담하며 대응책을 찾는 것은 긍정적이다.
다만 각 국 협력이 단순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후속 이행 조치가 요구된다. 과거 국제정상회의는 추상적인 성명을 발표한 후 실행 조치가 따르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 자금 지원 중단을 전격 지시하는 등 국제공조에서 균열도 우려된다. 코로나19 대응만큼은 실질적인 국제공조가 이뤄지도록 세계 정상의 실천 노력이 뒤따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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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