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D 2020' 美 코로나19 팬데믹에 8월로 연기…韓 'IMID' 배려 없었다

세계 최대 학술대회 8월 초로 연기
월말에 있을 '韓 IMID 2020' 당혹
논문·제품 중복에 뒷북 행사 우려
사전 양해도 없어 배려 부족 논란

지난해 SID 2019에서 올해의 디스플레이 상을 수상한 삼성전자의 마이크로LED 기반 모듈러 디스플레이 더 월(The Wall).
지난해 SID 2019에서 올해의 디스플레이 상을 수상한 삼성전자의 마이크로LED 기반 모듈러 디스플레이 더 월(The Wall).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라 당초 6월로 예정됐던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전문 학술대회·전시회 'SID 디스플레이 위크'를 2개월 연기했다. 같은 달 개최 예정인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술대회(IMID) 2020'을 준비 중인 국내 디스플레이 학계와 업계는 행사 차질을 우려했다. 특히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 학계에 대한 SID의 배려가 부족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16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SID는 최근 '디스플레이 위크 2020' 개최 일정과 장소를 기존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8월 새너제이 컨벤션센터로 변경했다. 8월 2~7일 심포지엄과 세미나, 4~6일 전시회를 각각 진행하는 일정이다.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디스플레이 위크 2020 개최 시점을 기존 6월에서 2개월 연기했다.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디스플레이 위크 2020 개최 시점을 기존 6월에서 2개월 연기했다.

SID는 지난달 11일(현지시간) 런던 브리드 샌프란시스코 시장의 대규모 집회 중단 조치 발표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었다. 당시 코로나19가 SID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 전역에 코로나19가 빠르게 퍼지면서 한 달여만에 입장을 바꿨다.

SID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근 SID가 학회 구성 위원회 및 주요 논문 발표자를 대상으로 디스플레이 위크 일정 변경을 통보했다”면서 “행사 취소 시 수십억원에 달하는 비용 손실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연기를 결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학계와 업계는 SID가 예고한 행사 일정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오는 8월 26~28일 개최 예정인 통합 'IMID 2020'과 같은 달에 SID 디스플레이 위크가 포진하게 됐기 때문이다. 한 달 간 비슷한 성격의 글로벌 디스플레이 전문 학술대회·전시회가 열리게 되면 자칫 뒤에 열리는 IMID 2020 참가자들의 관심이 떨어질 수 있다. 세계 각국 이목이 집중되는 논문이나 주요 기업 전시품도 중복 출품될 수밖에 없어 흥미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디스플레이 학계 관계자는 “SID는 한국 디스플레이 학계에 사전 양해나 문의 없이 디스플레이 위크 일정을 8월로 변경했다”면서 “SID의 일정 조정에 한국 학계 허락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IMID 개최 시점이 먼저 결정됐었던 것을 감안하면 최소한의 배려가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국내 디스플레이 학계·업계는 IMID 2020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코로나19 사태를 지속 주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는 이상 SID 디스플레이 위크를 포함한 모든 글로벌 행사가 예정대로 개최될지 장담하기 어렵다”면서 “SID가 미국 정부 방역 정책과 참가기업 소속국가 상황 악화에 따라 행사 일정을 재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