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에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후보들이 대거 '금배지'를 달았다. 문 대통령 국정 구상의 이해도가 높아 당·정·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대응에 성공하며 50% 후반의 높은 국정지지율을 기록 중인 문재인 대통령 후광에 최대 경쟁자인 미래통합당 후보들이 고전하면서 얻어낸 결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전체 총선 결과에 대해 “국민을 믿고 담대하게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결과 청와대 간판을 내세운 수석비서관 4명과 비서관급 13명, 행정관급 8명 등 25명 가운데 민주당 후보 10명이 당선됐다.
수석비서관급 후보 4명은 모두 승리했다.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은 경기지역 최대 격전지로 손꼽힌 경기 성남중원에서 4선 현역의원 신상진 통합당 후보를 눌렀다.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서울 관악을)과 이용선 전 시민사회수석(서울 양천을)도 승부처인 서울에서 여의도행을 결정지었다. 한병도 전 정무수석은 전북 익산을에서 금배지를 거머쥐었다.
비서관급 출신 후보들도 다수가 당선됐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전 국정기획상황실장(서울 구로을), 김영배 전 민정비서관(서울 성북갑), 진성준 전 정무기획비서관(서울 강서을), 민형배 전 사회정책비서관(광주 광산을), 신정훈 전 농어업비서관(전남 나주·화순) 등 6명도 당선됐다.
문 대통령의 '입'으로 불리는 청와대 대변인 출신 후보 중 고민정 후보는 서울 광진을에서 오세훈 통합당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다. 이번 총선을 통해 정치에 새롭게 입문한 고민정 후보는 야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반면 문 대통령의 첫 번째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박수현 후보는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 현역의원인 정진석 통합당 후보에 패했다.
구설에 의해 대변인직을 사퇴했던 김의겸 전 대변인도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공천을 받지 못해 열린민주당에 입당한 김 전 대변인은 비례대표 후보 4번을 받았다. 투표 결과 열린민주당이 3개 비례의석 확보에 그치면서 금배지를 달지 못했다.
같은 당에서 비례대표 후보 2번을 받은 최강욱 전 공직기강비서관은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행정관급 출신 후보도 선전했다.
윤영덕 전 민정비서관실 행정관(광주 동남갑)은 3선의 장병완 민생당 의원에 승리했다. 정무수석실 행정관 출신 김승원 후보(경기 수원갑), 박상혁 전 인사비서관실 행정관(경기 김포을), 한준호 전 국민소통수석실 행정관(경기 고양을)도 승리했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한 표를 호소했던 이들이 대거 국회로 들어감에 따라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동력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정부와 여당간의 윤활유 역할도 기대된다. 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봤던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문재인 정부 주요 장관 출신 후보들은 통합당이 우위를 보인 대구와 부산 등에서 패했다.
여권 잠룡인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구 수성갑에서 주호영 통합당 후보에게 졌다.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부산 부산진갑에서 서병수 통합당 후보에게,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부산 해운대갑에서 하태경 통합당 후보에 가로막혔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은 21대 총선 결과에 대해 “정부의 위기 극복에 힘을 줘 감사하다. 국민을 믿고 담대하게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브리핑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번 총선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절반을 훌쩍 넘는 180개 의석을 확보한 데 대해 “기쁨에 앞서 막중한 책임을 온몸으로 느낀다”고 했다.
코로나19 와중에도 국민의 적극적 협력으로 총선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사의를 표했다.국민이 이번 총선을 통해 보여준 것은 '간절함'이었다고 봤다.
문 대통령은 “그 간절함이 국난 극복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정부에게 힘을 실어줬다”면서 “정부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겠다. 결코 자만하지 않고 더 겸허하게 국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높은 국정 지지율 힘 입어 청와대 출신 대거 '금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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