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운동장서 설계사 시험 열리나…금융업계, 자격 시험 재개 검토

야외 운동장서 설계사 시험 열리나…금융업계, 자격 시험 재개 검토

금융업권이 2달여간 중단됐던 설계사·모집인 자격시험 재개를 검토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하면서 각 업계와 응시자들로부터 시험 재개 목소리가 거센 데 따른 조치다. 각 협회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별개로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신중하게 판단해 재개 여부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등은 그동안 중단됐던 설계사·모집인 자격시험 재개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이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평균 20여명 안팎으로 떨어지고,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완화된 데 따른 조치다. 각 협회에 따르면 생보업계의 경우 월 8650명이, 손보업계는 월 1만1000명가량이 설계사 시험에 응시한다. 단순 추산할 때 4만여명 응시자의 직업 선택을 위한 자격시험이 중단된 것이다. 보험회사 역시 코로나19로 대면영업이 약화된 상황이지만, 더는 영업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이날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일부 완화하면서 이르면 25일과 26일 설계사 시험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협회 관계자는 “설계사와 모집인이 아무래도 생계와 직결된 자격시험이다 보니 재개를 희망하는 응시자 목소리가 크다”면서 “각 업계 모두 설계사와 모집인이 사실상 영업을 하는 구조다 보니 이들 역시 업황 악화가 지속하기 전 인력수급을 정상화하길 요청하고 있다”고 답했다.

우선 생보협회는 2월 말부터 중단됐던 설계사등록자격시험과 변액보험판매자격시험 재개 논의를 시작했다. 단 변액보험판매자격시험의 경우 종이로 치르는 PBT만을 고려하고 있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CBT는 밀폐된 공간에서 시험이 치러져 감염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연 2회 진행하는 언더라이터 CKLU 자격시험의 경우 이미 6월 연기가 이뤄져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시험방식을 향후 논의한다. CKLU는 생보협회에서 주관하는 시험제도로 언더라이터 과정 중 가장 기초가 되는 자격증이다. CKLU를 취득하고 나면 AKLU와 FKLU과정을 순차 지원할 자격이 생긴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조심스럽다”면서 “응시자들과 각 회사 요구가 거센 만큼 감염 여부 등을 고려해 야외 시험장에서 시험을 진행하는 방법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보협회도 보험설계사자격시험 재개를 검토 중이다. 손보협회도 지난달에 이어 이달 29일까지 6회 예정됐던 보험설계사자격시험을 중단한 바 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정부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기 위해 이달로 예정된 시험을 중단했다”면서 “향후 야외 운동장 시험 등 다양한 재개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여신협회도 향후 시험 재개여부를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모집인의 경우 설계사와 달리 시험이 필수가 아니다. 현재는 지난 9일부터 기존 10시간에 11시간 건전영업교육을 추가로 받게 해 총 21시간 교육을 받도록 조치했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모집인의 경우 자격시험이 필수가 아니라 교육시간을 늘려 사전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다만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종료될 경우 일정 시일을 보고 시험을 재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