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글로벌 분업체계 위기…공급망 다변화 속도내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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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기 위해 글로벌밸류체인(GVC)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대책을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제한된 인력 이동 자유화와 글로벌 생산 분업체제 위기에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분업체계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을 함께 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유턴기업 지원 정책 등을 활용해 '소재·부품·장비(소부장)'을 비롯한 핵심 산업 국산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19일 정부와 무역협회 등 통상 관계 기관들에 따르면 포스트 코로나를 위해 당장 기업인들의 이동 자유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출범과 함께 이어져 왔던 전문인력들의 국가 간 인력이동이 전 세계적으로 제한된 것은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사실상 처음이다. 글로벌 교역 활동 비중이 큰 우리나라는 특히 기업인 이동 자유화를 위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가 철저한 글로벌밸류체인 분석을 통해 세계 분업체제에 의존한 기존 생산전략을 바꿔야 한다.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로 불거진 글로벌 분업체계에 의존한 국내 산업 생태계를 대폭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는 구조적으로 촉발된 금융위기였던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는 달리 전염병이 퍼지면서 세계 경제활동 교류 활동, 공장 가동이 멈추고 있다”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그간 새롭게 공급망 분업구조를 형성할 때 비용 절감이나 기술 협력 등 시장진출 측면에서 전략을 고려했지만 이제는 글로벌 생산망 다변화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부장 등 핵심 산업 육성과 함께 '리쇼어링(reshoring)' 정책도 다시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미국은 이미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로 리쇼어링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고, 대만 등 제조 중심 국가도 국가적으로 리쇼어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문 수석연구원은 “유턴기업 유치 등 리쇼어링 정책은 공급망 다변화나 생산 리스크 감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도 코로나19와 통상환경 변화로 인한 글로벌밸류체인을 분석 작업에 돌입했다. 또 국내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고민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코로나19에 대응해 글로벌밸류체인 국내외 영향을 점검하고, 핵심 산업 점검대상을 확대했다.

지난 8일 대통령 주재 '제4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산업부가 보고한 수출활력 제고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긴급점검 핵심 품목을 100개에서 338개로 확대했다.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해 만든 100개 핵심 품목에 미국·중국·유럽연합(EU)·아세안 등 지역과 연관한 238개 품목을 추가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26개) △반도체(15개) △가전(39개) △화학제품(57개) △기계장비(74개) △섬유(27개) 등 6대 업종을 상시 점검한다.

정부는 유턴기업 유치 활성화 등 국내 산업생태계 강화방안도 펼칠 예정이다. 지난 2월 발표한 유턴기업 유치지원 확대 방안에 이어 후속조치에 착수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산업부는 후속조치로 증설 유턴기업까지 법인세 감면 혜택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동반유턴' 개념을 공급망 관점으로 넓히고 정책을 펼친다. 기존 동반유턴은 동종·유사 업종이 동시에 인접한 지역으로 유턴하는 경우에만 인정했지만, 앞으로는 유턴기업과 국내 수요기업을 연계하는 협력형 유턴모델을 신설하고 패키지 지원을 강화한다. 이와 함께 고용보조금 추가 지원, 지역투자보조금 한도 확대, 스마트공장·자동화설비 지원 등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