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문 연 애플 가로수길... '포스트 코로나' 잰걸음

한달여만에 재개장한 애플 가로수길 앞에 방문객이 대기하고 있다.
한달여만에 재개장한 애플 가로수길 앞에 방문객이 대기하고 있다.

국내 유일 애플 공식 매장 '애플 가로수길'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휴점 한달여 만에 영업을 재개했다. 중화권을 제외하고 전 세계 매장이 모두 문을 닫은 가운데 첫 재개장 사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글로벌 애플스토어 운영 방향성을 제시할 롤모델로 이목이 집중된다.

18일 오후부터 다시 손님을 받기 시작한 애플 가로수길은 우선 지니어스바 등 서비스 지원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제품 현장 구매도 가능했지만 단순 구경이나 시연 등을 위한 방문은 출입을 통제했다.

매장 입구에는 보안요원과 안내판을 구비하고, 동시 입장 고객이 20여명을 넘지 않도록 관리했다. 매장 안에 있던 고객 한명이 나오면 대기 중이던 한명이 들어가는 방식이다. 온라인 구입 제품 픽업 고객이나 지니어스바 상담은 현장에서 예약 시간을 정해 일시에 방문자가 몰리지 않도록 최대한 분산했다.

매장 앞에 대기하던 한 고객은 “에어팟 프로를 오픈마켓에서 구입하고 애플케어 플러스를 가입하려고 하니, 매장 방문이 필요하다는 안내를 받았다”면서 “애플 가로수길이 갑자기 휴점하는 바람에 꼼짝없이 한달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애플은 단순 구경이나 시연 등을 위한 매장 방문은 출입을 통제했다.
애플은 단순 구경이나 시연 등을 위한 매장 방문은 출입을 통제했다.

현장 상황에 따라 출입 가능 여부가 유동적으로 안내되면서 일부 혼선을 빚는 모습도 나타났다. 한 쪽에서는 당일 제품 구매가 어렵다고 설명하는 사이 다른 쪽 줄에서는 제품 구매 의사가 있는 고객에 한해 입장이 가능하다는 방침이 전달되기도 했다.

다른 고객은 “오랜만에 문을 다시 열었다기에 신형 아이패드 프로를 보려고 매장에 들렀는데 오늘 제품을 구입할 계획이 아니라면 들어갈 수 없다는 안내를 받았다”며 발길을 돌렸다.

매장 내부는 애플 가로수길 개장 이래 가장 한산한 모습이 목격됐다.

평소 10명 이상이 빽빽이 둘러서던 제품 시연 테이블에는 각각 담당 직원 한명씩 배치, 일대일 상담만 가능하도록 했다. 직원 이동과 동선도 최소화해 2미터(m) 이상 거리두기를 최대한 유지했다.

제품 수리 관련 상담을 진행하는 지니어스바는 2미터 간격으로 좌석을 재배치했다. 사전에 고정시켜둔 위치를 벗어나지 않도록 의자와 바닥에는 테이프를 부착했다.

애플이 가로수길 매장 재개장을 위해 설정한 지침은 △건강상태 확인, 체온측정, 마스크 착용 △매장 내 인원 수 제한, 2미터 안전간격 유지 △매장 내 곳곳에 손세정제 비치 △데모 제품 상시소독 △지니어스바 제품 소독 후 서비스 등이다.

애플은 고객과 직원 건강을 최우선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가로수길에서 얻은 데이터 역시 해외 매장 재개장에 필요한 지침마련에 활용될 예정이다.

애플은 “매장 내에서도 2미터 거리가 유지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