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ICT 기반 교육 혁신

초등 1,2,3학년까지 4월 20일 온라인 개학을 했다.
초등 1,2,3학년까지 4월 20일 온라인 개학을 했다.

초등학교 3학년인 딸이 20일 드디어 온라인 개학을 했다. 개학에 맞춰 아이가 사용할 만한 PC를 준비한 후 e학습터에서 학습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인 탓에 선생님과 화상회의 솔루션으로 상호작용하는 형태가 아니다. e학습터에 올라온 자료를 기반으로 스스로 읽고 과제를 수행하는 형식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학습이다. 이른바 스스로 공부하는 자기 주도 학습을 해보는 기회다. 물론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이 스스로 학습자료를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상황까지 가는 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개인용컴퓨터(PC) 활용 능력을 기르는 것도 과제다.

초·중·고등학생은 물론 대학생까지 온라인 강의를 하면서 학생과 선생님·교수·학교·교육부 모두 새로운 환경 적응에 한창이다. 공교육은 코로나19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비대면 학습에 적응해야 한다. 학교마다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에 대한 편차도 있고 행정과 기술 지원 수준도 다르다. 이런 상황에 대처하는 선생님과 학습 콘텐츠 제공 역량도 극과 극이다. 준비가 미흡한 탓에 학습 콘텐츠 수준과 방법은 아직 서툴다.

이미 사교육 시장에는 ICT 기반 에듀테크가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부터 비대면 학습 서비스가 시작됐다. 이미 딸은 비대면 학습에 익숙하다. 일주일에 한 번 정해진 주제의 책을 읽고 함께 온라인 강의실에 모여 토론하는 수업 등이다. 태블릿을 이용해 원거리에 있는 선생님, 친구들과 온라인 강의실에 모여 토론을 한다. 책에서 나온 주요 내용을 이야기하고, 서로 의견을 제시한다. 공책에 독후감을 쓴 후 사진으로 찍어 보내면 선생님이 첨삭지도를 한다.

지금 공교육에서 기술과 콘텐츠 문제로 하지 못하는 상호작용 수업을 에듀테크 기업은 하고 있다. 에듀테크 기업 역시 이런 수업을 서비스로 내놓기까지 수없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비대면 수업을 할 수 있는 최고 효율의 인원을 점검했다. 비대면 수업에 접속할 때 걸리는 시간과 출석 체크를 효율화할 방법을 고민했다.

ICT 활용 능력이 뛰어난 30~40대 직장인도 갑자기 원격 근무를 하고 화상회의에 참여할 때 접속 오류를 겪는다. 에듀테크 기업은 이런 상황을 고려해 실제 선생님과 수업을 시작하기 전 5~10분에 사전(인트로) 콘텐츠를 배치했다. 수업에 참여할 때 꼭 필요한 안내 사항을 담은 영상을 보여 주면서 모든 학생이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상태를 기다린다. 초등 저학년은 이런 온라인 학습 시 산만해지기 쉽다. 학교에서처럼 전통 형태로 40분 동안 연속해서 온라인 수업을 하는 건 집중이 안 된다. 비대면 수업에 맞게 학습 방법과 콘텐츠를 적절히 배분하는 등 집중할 수 있는 구성을 해야 한다.

여기에 장애 없는 서비스는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 5세대(5G) 이동통신을 상용화한 ICT 강국이지만 교육 ICT 인프라는 아직 갈 길이 멀다. 1, 2차 온라인 개학에서 갑자기 늘어나는 접속자 트래픽 분산이 원활하지 않았다. 일선 학교에 네트워크 전담 직원이 거의 없다. 교사가 전산부장이나 정보화부장을 번갈아 맡았다. 전문성을 이야기할 수준이 아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폰을 경험한 세대는 에듀테크로 인공지능(AI) 기반 학습 서비스를 받고있다. 코로나19가 끝나 다시 대면 교육을 하더라도 비대면 교육 수요는 계속 늘어난다. 공교육은 에듀테크 기업과 협업해 미래 교육을 혁신할 수 있다. 지금이 낙후된 공공교육 ICT 인프라를 개선해 더 풍부한 학습 콘텐츠를 제공할 기회다.

[데스크라인]ICT 기반 교육 혁신

김인순 ICT융합부 데스크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