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조명래 장관 "미세먼지, 중국 문제인식 이끌어...정책공조까지 확대"

조명래 환경부 장관 <사진 박지호 기자>
조명래 환경부 장관 <사진 박지호 기자>

“2018년 취임 후 국민 건강·안전을 최우선으로 정책을 추진하는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계절관리제·친환경차 보급을 비롯한 미세먼지 대응체계가 안착하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미세먼지를 저감했습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세먼지를 비롯해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확대, 불법폐기물, 낙동강 물 문제, 녹색 일자리 확대 등 국민 안전과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힘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국민이 체감하는 데 부족한 면이 많다”면서 앞으로 정책 측면에서 보완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2018년 11월 취임 후 1년 5개월여간 장관직을 수행하며 치렀던 성과를 떠올리며 환경부 직원과 국민이 함께 노력해 일군 결과라고 했다. 국민 안전을 위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 친환경차 보급, 하천관리 일원화 등 해야 할 일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그는 빠르게 성장하는 환경산업 분야에서 우리 친환경기업이 선도적으로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미래차 보급과 영세 환경기업의 전주기적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다음은 조 장관과의 일문일답.

대담=이호준 정치정책부장

[특별인터뷰]조명래 장관 "미세먼지, 중국 문제인식 이끌어...정책공조까지 확대"

-취임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올해 들어 코로나19 비상상황에 대응한 것이다. 보건복지 분야는 확진자를 분류해 치료하고 자가격리를 유도하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 환경 분야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로부터 나오는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코로나19 폐기물은 특별대책에 따라 당일수거·당일소각을 원칙으로 처리한다. 3월 기준 코로나19 폐기물은 하루 평균 약 33톤 발생했다. 총 1747톤이 처리됐다. 이는 2015년 메르스 유행 당시 처리한 의료폐기물 260톤의 6배 이상을 웃돈다.

다행히 국내 의료폐기물 처리업체 소각 허가용량은 하루 589만4000톤이다. 최대소각 가능 용량 125.9% 대비 35.35%P(포인트)가 여유가 있다. 의료폐기물로 분류되던 감염성이 낮은 일회용기저귀를 작년 10월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한 덕택이다.

지난해 2월 한·중 환경장관회담에서 미세먼지 공동 해결을 위한 여러 조치에 합의를 이끌어낸 것도 기억에 남는다. 당시 합의에 따라 한·중 고위급 협의체를 구성해 작년 말 첫 장관회의도 개최했다. 미세먼지 예·경보 정보도 공유하는 등 많은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화평법(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과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이 여전히 기업에는 뜨거운 감자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산업계 어려움 해소와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업계 현장 애로사항을 경청 중이다. 최대한 신속히 대처할 수 있게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다만 화평법과 화관법은 국민안전과 직결된 법률이다. 2011년 가습기살균제 사고와 2012년 구미 불산사고를 계기로 사회적 합의를 거쳐 만들어졌다. 화평법에 따라 2015년부터 5664종 유해성 정보가 등록됐고 화관법에 따라 유해화학물질 영업허가를 취득한 사업장은 증가하는 등 제도가 안착하고 있다.

앞으로도 기업, 시민사회, 전문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해, 국민안전은 확보하면서도 국가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 올해 업계 지원예산 529억원을 책정해 전년대비 3배가량 증액됐다. 업계 애로사항에 따른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기업은 이들 관리법이 유럽이나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까다롭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 기준이 외국보다 강하다고 하는데 이는 단편적으로 얘기할 수 없다. 유럽(EU), 일본 등은 연간 1톤 미만 소량 제조·수입물질도 대상에 올려 촘촘하게 관리한다.

특히 EU는 2008년부터 양과 관계없이 모든 유해성 물질에 대해 식별정보와 유해성 분류정보 등을 제출토록 하고 있다. 일본은 연간 1톤 미만 신규물질도 모두 식별정보, 제조·수입량 등 정보를 제출할 뿐만 아니라 국가 총량이 1톤을 초과하면 분해성, 축적성 등 유해성 정보를 추가로 제출토록 의무를 부과했다. 우리나라는 화학물질등록 시 제출서류가 최대 47개인데 반해 EU는 최대 60개로 더 많은 시험자료를 요구한다.

취급시설 관리기준도 미국·영국의 일부 기준은 우리보다 상세하고 강하다. 관리 대상 물질 수도 일본과 큰 차이가 없는 등 우리 기준이 다른 나라에 비해 강하다 할 수 없다.

-화평법 상 화학물질 등록을 하려면 적잖은 비용이 소요된다. 이때 중소중견기업 부담을 줄이는 방법으로 공동 등록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기업부담을 줄이기 위해 2015년부터 공동등록에 관한 실무가이드와 질의 응답집, 자료집 등은 이미 마련해 배포했다. 산업계의 화평법 제도 이행지원을 위해 산업계 설명회와 간담회 시 안내하고, 산업계 도움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2014년부터 '화학안전 산업계지원단'도 구성해 운영 중이다. 등록 전 과정 지원사업, 유해성 시험자료 생산·저가 제공, 기존 유해성 정보 일제 조사, 일대일 맞춤형 현장 컨설팅 등을 추진 중이다. 올해는 지원예산을 대폭 증액해 △유해성 시험자료 생산·저가 제공 △등록 전 과정 지원 등 산업계 지원을 확대·추진할 예정이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에서 유상할당 업종 선정 시 국가 중요 산업군에 속한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무상할당을 고려하는지.

▲온실가스 배출권은 유상할당이 원칙이다. 하지만 무역 비중과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생산 비용증가 정도를 고려할 것이다. 이는 무상할당을 할 수 있도록 배출권거래법에 규정되어 있다.

내년부터 5년간에 해당하는 3기 국가 배출권 할당계획을 수립 중으로 관계 부처, 기업의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정하겠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 <사진 박지호 기자>
조명래 환경부 장관 <사진 박지호 기자>

-깨끗한 대기질을 위해 중국과 협력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그간 추진 성과와 향후 추진 정책은.

▲미세먼지 문제는 한중 모두에게 절박한 사안이다. 각자 또 함께 문제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간 한중 협력은 공동연구 등 과학적 협력사업 위주였다. 최근에는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책 공조 수준까지 협력사업 범위와 내용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한중일 3국의 미세먼지 상호영향을 연구한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LTP)' 보고서의 지난해 발간은 중국 정부가 처음으로 국내 미세먼지 영향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점과 한중 협력의 중요성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 우리 정부는 중국의 실질적인 미세먼지 감축 성과를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양자, 다자 등 다층적 협력구조를 공고히 해 나가겠다. 한중 양자 간에는 최근 확정된 맑은하늘(청천)계획 세부 이행방안의 실행력을 높여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는 데 방점을 두겠다. 특히, 중국의 미세먼지 감축과 국내 환경산업체의 중국시장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미세먼지 저감 환경기술 실증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수송 분야에서 친환경차 보급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또 미래 전략 산업 차원에서도 그렇다.

▲환경부는 친환경차 보급을 주관하는 부처로서 관련 부처와 협업해 친환경차 보급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 중이다. 부처 간 협업체계 등에 힘입어 올 1분기 미래차 보급실적은 전년 대비 2.1배로 증가했다. 환경차 현안에 대해서는 국무조정실 주관 조정, 부처 간 상시협의 등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또 최근 환경부-산업부 간 '저공해차 보급목표제' 관련 이견도 협의를 통해 공공기관 친환경차 도입 등에서 원만한 합의를 도출했다.

친환경차 보급과 함께 친환경차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충전소 시설도 대대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지난 3월까지 전기차 충전소 2만573개, 수소충전소 34기를 구축했다. 올해는 전기충전소 3만개, 수소충전소 100기를 구축한다. 보급된 차량이 충전소 부족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 또 올해부터 '저공해차 보급목표제'를 도입했다. 11개 자동차 판매사가 전체 판매량의 15% 이상을 저공해차로 판매하도록 의무를 부과했다.

자동차 판매사가 보급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 내년까지는 미달성 실적을 대외에 공표하고, 2022년부터는 유연성을 발휘해 미달성한 실적을 보충하도록 한다. 그래도 부족하면 미달성한 실적당 일정 금액의 분담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물관리가 환경부로 일원화됐다. 향후 계획은.

▲2018년 물관리 일원화를 통해서 국토부의 수자원 관리 기능이 환경부로 이관되어 수질과 수량 통합관리 기반이 마련됐다. 하지만 하천관리는 국토부에 남게 되어 물과 그 물을 담은 하천의 관리가 이원화됐다. 이로 인해 우리강 자연성 회복, 유역단위 통합사업 추진에 한계가 있다. 앞으로 물관리 일원화 완성을 위해서 국회, 국가물관리위원회, 국토교통부 등과 협의를 거쳐 하천관리 일원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는 물관리 일원화 2년 차를 맞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핵심 성과를 창출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 상반기 중 낙동강 유역 상수원 불안을 해소하고 수돗물 공급 전과정을 실시간 관리하는 스마트 상수도 관리체계를 도입하겠다. 또 수열에너지와 같은 물분야 친환경 에너지 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관련 설비·제품 시장 활성화에도 지원을 늘리겠다.

-성장하는 환경산업을 위한 향후 지원 방안은.

▲국내 환경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이고 시장 규모가 작아 집중적인 육성·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전통적인 환경산업뿐 아니라 환경 분야 유망 신산업도 적극적으로 발굴해 육성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신산업인 업사이클 분야에 올해 15억원을 지원해 시제품 제작, 해외 진출, 홍보·마케팅 등을 지원한다. 앞으로 소재중개거래소 운영, 업사이클 창업·성장 지원센터 건립 등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1000억원 규모 환경산업펀드도 확대 운영 중이다.

올해에는 업사이클 기업, 생물산업, 친환경 자동차 등 신산업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해 환경산업 발전기반을 강화할 예정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 <사진 박지호 기자>
조명래 환경부 장관 <사진 박지호 기자>

-20대 마지막 국회와 다음달 말 출범하는 새 21대 국회에 바라는 게 있다면.

▲민생·안전 법안과 후반기 문재인 정부의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한 법안 통과가 시급하다. 대표적으로 불법·방치·위해 폐기물의 신속한 처리를 통해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한 법안과 각종 개발사업으로 훼손된 자연을 체계적으로 복원하기 위한 '자연환경보전법' 통과가 필요하다.

또 21대 국회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통합 물관리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으로서 하천 관리를 일원화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여·야 합의로 통과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환경부는 국민 모두가 환경 정책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미세먼지의 획기적 저감과 환경오염 취약 계층의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법안 발의와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

정리=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프로필]조명래 환경부 장관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2018년 9월 취임했다. 경북 안동 출신으로 단국대 지역개발학과와 서울대 환경계통학 석사, 영국 서섹스대 도시 및 지역학 석사와 박사로 지역개발과 도시환경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 이후 단국대 교수로 강단에 섰다. 교수 재직중에도 공간환경학회 회장과 한국도시연구소장, 한국NGO학회장, 서울시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내며 환경분야 사회운동가로서도 활약했다. 포스트포디즘과 현대사회위기(1999), 녹색사회의 탐색(2001), 지구화, 되돌아보기 넘어서기(2009), 녹색토건주의와 환경위기(2013) 등 다양한 저서를 내면서 사회와 호흡하는 학자로 활동했다.

조명래 장관은 취임 1년 8개월 동안 △물관리 일원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 △수소차·전기차 친환경차 보급 확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 △환경산업 확대 등에서 능력을 입증했다.

조 장관은 지난 2018년 9월 취임 후 곳곳에서 환경문제와 부닥쳐야 했다. 취임전 6월부터 불거진 라돈 침대를 비롯해 지난해 9월 인천 수돗물 사태, 해묵은 낙동강 물분쟁, 멧돼지 전파로 시작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이다. 조 장관은 그때마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사태를 수습하면서 국민을 빠르게 안심시키고 환경부가 안전 문제에 앞장선다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자동차 산업 미래로 꼽히는 수소·전기차 보급도 조 장관 취임이후 빠르게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018년 말 수소차보급계획을 밝힌 후 공공기관 의무구매제를 시행하고 충전시설 확충에도 속도를 냈다. 이를 통해 올해 1분기 수소차 1044대로 전년대비 455.3% 증가했다. 전기차도 1만1096대가 보급되면서 전년대비 97.9% 성장했다.

물관리 일원화로 상수원 불안을 해소하면서도 신산업 육성도 힘을 얻게 됐다. 환경부는 낙동강 유역 상수원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수질개선과 물배분 대안을 포함한 통합물관리 방안을 상반기 중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수돗물 공급 전과정을 실시간 관리하는 스마트 상수도 관리체계를 도입해 인천시 수돗물에서 나타난 붉은 수돗물 사태도 예방할 계획이다. 강원에 수열클러스터를 조성해 수열에너지와 같은 물분야 친환경 에너지 신산업 투자를 위한 제도적 지원 방안도 마련했다.

2014년이후 매년 3% 이상 성장하는 환경산업에도 투자를 늘렸다. 아직 초기 단계인 환경기업의 창업부터 사업화, 해외 진출까지 성장단계별 맞춤형 패키지로 지원하고 매년 환경창업대전을 개최, 유망 아이템을 발굴하고 창업과 사업화까지 성공하도록 집중 지원한다.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해외 환경시장 진출에도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강화하고 있다.

조 장관은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환경기업을 위해 환경산업펀드도 확대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면서 “올해에는 업사이클 기업, 생물산업, 친환경 자동차 등 신산업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해 환경산업 발전기반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1955년 경북 안동 △안동고 △단국대 지역개발학과 △서울대 환경계획학 석사 △영국 서섹스대 도시및지역학 석사 △영국 서섹스대 도시및지역학 박사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 △한국공간환경학회 회장 △한국도시연구소장 △한국NGO학회장 △한국환경회의 공동대표 △서울시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 △환경연구기관장협의회장 △환경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