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부진한 사업은 정리하고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에 집중한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선제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해 온 것이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리며 기회가 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회사는 올해 인수합병(M&A)을 통한 외형 확대 보다는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춰 미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기로 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해 3월 청담동 고급 일식점 '스시 우오'의 영업을 중단한데 이어 올해 한남동의 고급 일식점 '스시 테츠카' 운영도 중단했다. 빠르게 변하는 식문화 트렌트를 연구하고 테스트베드 역할을 위해 고급 매장을 운영했지만 회사의 미래사업 판단에 따라 발을 뺀 것이다.
CJ제일제당은 또 지난해 하반기부터 펫푸드 생산공장 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해당 사업부서도 폐지했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사료사업으로 올린 매출액은 총 2조원 가량이지만 이 중 펫푸드 사업 매출은 100억원대로 전체의 0.5%에 그치는 등 수익성이 떨어지자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영역을 좁힌 만큼 CJ제일제당은 향후 K-푸드와 가정간편식, 밀키트 사업 등에 집중하고 있다. 언택트 소비가 확산됨에 따라 나홀로 집에서 소비하는 이른바 '집콕족' 트렌드에 발맞춰 사업 적극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부진한 사업을 철수하지만 미래에 대한 투자는 꾸준히 이어진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432억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했다. 식품업체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농심(281억원), 대상(279억원)과 비교해도 큰 차이다. 매출액 대비 비율은 1.12%로 농심(1.2%)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수익성 강화와 유휴 자산 매각을 통한 순차입금 감축에 주력하며 비상경영을 선포하던 상황에서도 미래를 위한 R&D 투자는 꾸준히 이뤄진 셈이다.
회사가 재무구조 개선에 선제적으로 나선 것이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 되고 있는 시점에서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국내 식품사업은 '선택과 집중'에 입각한 사업구조 개선에 방점을 두지만, 글로벌에서는 슈완스와 시너지를 통해 인수 효과를 극대화하고, 가공식품의 성장세를 유지할 계획이다. 바이오사업은 고수익군 제품의 생산 및 판매를 확대하고 글로벌 최고 수준의 R&D 경쟁력을 바탕으로 원가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기로 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룹 차원의 강력한 수익성 개선 작업이 이뤄지면서 미래 이익 개선 기대치는 높다”면서 “2분기부터는 미국 등 해회 매출의 유의미한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