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교섭단체 고민 길어져...통합당 비대위 향방에 갈릴 듯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한국당이 21일 위성교섭단체 구성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한국당이 단독 결정하기 보다는 친정인 미래통합당의 의견을 따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총선 패배로 지도부가 무너진 통합당이 내부를 수습한 후 한국당 행보가 정해질 전망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은 이날 국회 본청에서 비공개 최고위 회의를 열었지만 위성교섭단체 관련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당 혹은 위성교섭단체 구성을 한국당 단독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닌 만큼 통합당의 비대위 구성 상황을 지켜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현재 통합당 지도부가 공백인 상태를 감안하면 한국당의 선택권은 사실상 없는 셈이다. 위성교섭단체를 포기하고 합당 결론을 내더라도 지금 당장은 추진할 수 없다. 지난 20일 통합당 비공개 최고회의를 통해 당 비대위 체제 전환을 시도했지만 무산되면서 위성정당으로서 운신의 폭도 줄어든 상황이다.

통합당 내부에서도 위성교섭단체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점이 변수다. 총선 이후 통합당과 합당한다는 기존 원칙과 함께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 세력 집중을 위해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합당 입장을 밝히면서 부담은 커진 상황이다. 한국당이 위성교섭단체를 구성하더라도 바로 시민당 중심의 교섭단체가 들어서면 명분과 실리 모두 잃는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대로 위성교섭단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계속되고 있다. 총선에서 크게 패한 만큼 교섭단체에서라도 우위를 차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당이 교섭단체로 등록하면 공수처 추천위원을 1명 더 추천할 수 있고 상임위원장 배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한국당은 현재 당선인이 19명으로 1명만 추가면 바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

한편 통합당은 당 진로 관련 전수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한다. 한국당은 28~29일 이틀간 워크숍을 열 계획이다. 통합당이 전수조사를 통해 비대위 여부를 결론내면 다음주 정도에 한국당 교섭단체 구성 여부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지금 통합당이 비대위를 놓고 갈등을 보이는 상황에서 교섭단체 구성을 언급할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통합당 내부가 어느 정도 정돈된 후에 협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