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성의 '디지털뉴딜']<8>에듀테크, 미래 인재와 미래 산업을 이끈다

[노규성의 '디지털뉴딜']<8>에듀테크, 미래 인재와 미래 산업을 이끈다

고등학교 3학년부터 초등학교 1학년까지 차례에 따라 온라인 개학을 마쳤다. 그러나 여전히 현장은 혼란스럽다. 디지털 기반 학습을 진행하기에는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지금 모습이 바로 디지털과 결합하게 될 미래 교육의 한 단면이다. 온라인 강의는 기본이고, 어떤 기술이 접목되느냐에 따라 새로운 교육법이 나오고 트렌드도 달라질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필요로 하는 디지털 미래 인재, 바로 이러한 교육을 통해 길러 낼 수 있다.

교육과 디지털 만남을 에듀테크라 한다. 우리는 코로나19 대응에 디지털을 훌륭하게 활용했지만 교육만 놓고 보면 그렇지 못하다.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라는 일반상식과 달리 그동안 인프라 투자가 부족해서 학생 수 대비 개인용컴퓨터(PC) 비율, 학교 내 디지털 기기 활용, 디지털 활용 역량 등 교육정보화 수준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하위권으로 내려앉아 있다. 세계 최초의 실시간 원격수업이라는 타이틀을 걷어 내면 부족한 인프라와 역량이 한둘이 아니다.

혼선과 어려움은 피할 수 없지만 지금이 혁신의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에듀테크 기반으로 교육을 혁신하고 미래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이에 디지털 뉴딜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몇 가지 제언을 한다.

먼저 디지털 교육 인프라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술이 교육과 접목되면 지역의 한계를 넘어 어디에서든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소외 지역을 중심으로 한 단계별 인프라 구축뿐만 아니라 교육 콘텐츠 개발·보급이 필요하다. 전문 교사·강사 인력 확보도 중요하다. 과정상에서는 공교육 바우처 제도 등 민관협력방식(PPP)를 활용, 우수한 역량을 갖춘 민간 에듀테크 기업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

둘째 에듀테크 스타트업 밸리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우수한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어도 자금 및 지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에듀테크 스타트업이 많다. 교육은 구매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필요한 고관여 상품이다. 완성도 높은 콘텐츠 개발을 위해 아이디어 발굴에서부터 비즈니스까지 체계를 더 갖춘 관리와 지원이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에듀테크 스타트업 밸리를 통해 민간 기업이 공교육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 해외 진출 시 중요한 공신력도 제고할 수 있다.

셋째 에듀테크 글로벌 기업 육성 및 비즈니스 확대다. 이미 우리나라에는 역량이 세계 수준인 에듀테크 기업이 다수 있다. 이들을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한류 바람을 활용해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신남방 국가 등에 에듀테크 센터를 구축하고, 현지인 대상으로 예술·뷰티·음식·디자인 등 한류 대표 분야의 신기술을 활용한 체험형 직업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한국생산성본부는 지난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에듀테크센터를 개소했다. 시기상 어렵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준비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 보니 교육을 디지털화하는 과정에서 고통도 불안도 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의 삶에서 필요한 역량을 길러 가고 미래형 인재로 바뀌어 가는 과정이고, 이를 통해 새로운 산업이 열리고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정부와 일선에 있는 교사들, 에듀테크 기업, 학부모와 학생들까지 각 교육 주체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슬기롭게 극복하되 교육을 혁신해서 미래 인재와 미래 산업을 육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ksnoh114@kp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