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 전문가 3인 "올 마이너스 성장 불가피...코로나 빠른 종식이 관건"

2분기 경제성장률 더 하락 우려
수출 타격 3∼4분기 회복 미지수
한은, 1분기 성장률 -1.4% 발표
민간소비 22년 만에 최저치 기록

코로나19 쇼크가 현실화됐다. 우리나라 1분기 경제 성장률이 -1.4%로 집계됐다.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2분기부터 수출악화 타격이 본격화되면서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우리나라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전망대로라면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된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3월 경제상황이 4월에 영향을 줄 것이고, 2분기도 1분기 경제성장률 -1.4%과 비슷하거나 이보다 더 하락할 것”이라며 “올해 경제성장률은 -1% 수준으로 예상한다. 올해 마이너스 성장률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연구위원은 “제일 걱정되는건 코로나19 기간이 길어지는 것”이라며 “확진자수가 줄어들기 보다는 빠른 종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간 동안 한계에 몰린 가계와 기업들이 버텨낼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며 “코로나19는 전세계적으로 3월에 확산세가 거셌고 지금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막을 방법은 없어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어 “2분기에 수출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이고, 이로 인해 손해 본 기업이 당장 3~4분기에 회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당장 금융권 유동성 공급을 통해 급한불을 끄고, 기업투자 활성화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 등 추가 경제활성화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문제는 수출이다. 이달 20일까지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로 급감했다”며 “앞으로 대중, 대미 수출이 크게 감소할 것이고 투자·소비·수출이 모두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하반기에도 개선될 여지가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부 정책이 지금보다 더 과감할 필요가 있다”며 “긴급재난지원금도 정책을 결정하면 신속하게 집행해야 소비심리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한국은행도 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0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0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23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통계에서 전기 대비 1분기 성장률이 -1.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08년 4분기 -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한 1분기 성장률은 1.3%로 플러스를 유지했다. 그러나 2009년 3분기(0.9%) 이후 10년 반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국내 감염병 확산이 2월부터 본격화하면서 충격을 받은 민간소비와 서비스업 생산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민간소비는 1분기 6.4% 감소해 1998년 1분기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서비스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서비스업도 2.0% 감소해 1998년 1분기(-6.2%)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운수(-12.6%),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6.5%) 타격이 컸다. 제조업은 반도체가 늘었으나 운송장비, 1차금속제품 등이 줄어 1.8% 감소했다.

수출은 반도체 등이 늘었으나 자동차, 기계류, 화학제품 등이 줄어 2.0% 감소했다. 수입은 광산품(원유), 자동차 등이 줄어 4.1% 감소했다. 정부소비(0.9%)와 건설투자(1.3%), 설비투자(0.2%)의 증가폭도 전기 대비 둔화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