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외친 21대 국회, 이공계 출신 10% 밑돌아

산업 대전환 앞두고 전문성 부족
18대 이후로 비중은 꾸준히 증가

21대 총선에서도 이공계 출신 당선인 비중이 10%를 밑돌았다. 21대 국회 최우선 과제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디지털 신산업 육성을 통한 경제 활성화라는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수준이다. 다만 18대 이후 이공계 출신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어 이들 중심의 입법 활동 적극성이 요구된다.

포스트 코로나 외친 21대 국회, 이공계 출신 10% 밑돌아

26일 전자신문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당선인 명부를 바탕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1대 국회 이공계 출신 당선인은 29명(이학계열 7명, 공학계열 22명)으로 전체 300명 당선자 가운데 9.7%에 그쳤다.

지난 20대 국회 24명에 비해 소폭 증가했지만 전체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기술·산업 분야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또 한 번의 대전환이 일 것을 고려하면 국회 내에 전문가가 적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공계 출신으로 정치에 도전하는 인물 기근 탓이 크다. 이공계가 국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먼 거리에 있다. 국회 한 청년 정치인은 “학교 동기나 지인 가운데 이공계 출신으로 정치를 생각하는 인물을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이공계 입장에서 국회 입성은 아직 벽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고 아쉬워했다.

이공계 출신 의원의 재선도 쉽지 않다. 21대 총선에서 재선 이상에 성공한 이공계 출신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조정식·한정애·황희 의원과 미래통합당 김성원·성일종·조경태·하태경 의원 정도다. 다수의 20대 이공계 의원이 낙선했거나 공천을 받지 못해 활동을 마감했다.

이공계 출신이 21대 국회 전체 의석의 10%를 넘지는 못했지만 18대 10명에서 19대 16명, 20대 24명, 21대 29명으로 점차 늘고 있다. 추세대로라면 22대 국회에선 이공계 출신이 10% 벽을 허무는 것도 가능하다.

의학계열 등을 더하면 21대 이과계열 당선인 수는 38명에 이른다. 법조계·정당인 출신이 주류인 지금까지와 비교하면 과학·산업 현장에 가까운 의원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토목공학(학사)과 환경공학(석사)을 전공한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22일 “기존 국회는 법이나 정치행정 등 특정 계열 출신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각 분야에서 입법을 통한 해결책 마련을 위해 국회 문을 두드리는 전문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당 차원에서도 이공계 출신 의원의 증가는 긍정적이다. 산업·경제는 물론 민생 부문에서도 현장에 가까운 목소리를 잘 들을 수 있고, 이해도가 높다. 체감도가 더 높은 정책 발굴에도 도움이 된다. 우 의원은 “사회 모든 것이 인문학 쪽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공계 출신으로 현장을 잘 아는 사람이 국회로 와서 목소리를 직접 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표> 역대 국회 이공계 출신(단위: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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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