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구글페이'에 지문으로 결제할 수 있는 기술이 탑재될 전망이다. 구글과 비자카드가 손잡고 지문(생체인증)을 통한 구글페이 결제 상용화를 추진한다. 스마트폰에 생체 기반 결제 연합이 탄생했다.
3일 정보기술(IT)·금융권에 따르면 구글의 모바일결제 시스템 구글페이에 지문을 통한 전자결제 인프라가 내재화된다. 결제 방식은 신용카드 기반이 아닌 직불카드가 유력하다.
결제 프로세싱 선두기업인 비자카드와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 시장 지배력 1위 구글이 지문기반 생체결제 진영을 형성, 상용화에 나섬에 따라 세계 지불결제 시장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지불결제 시장은 스마트폰 기반 간편결제 시장 지배력을 선점하기 위해 초대형 글로벌 기업이 뛰어든 상황이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은 자체 플랫폼 고객 유입과 접점 확대를 위해 지급결제 서비스 외연을 넓히고 있다.
소비자의 디지털 접근성뿐 아니라 이동성을 향상시키고 더 나아가 마이데이터 사업 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구글이 비자와 연합해 생체인증을 지불결제 인프라인 구글페이에 연동, 전통 금융을 뛰어넘는 '생체페이' 개막을 예고했다. 직불카드 상용화를 위해 씨티은행도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문 기반 구글페이는 계좌와 연동해 송금 기능도 제공한다. 지문인증은 물론 핀(PIN) 기반으로 보안성을 높였다. 실물카드는 물론 스마트폰 안에 탑재하는 가상카드도 발급할 예정이다. 블루투스 모바일 결제를 지원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결제 가능하다. 소비자가 카드나 스마트폰 등을 분실해도 자체 카드 잠금, 재설정이 멀티로 가능하게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 공유도 큰 강점이다. 지문 기반 구글페이 사용자는 구글이 공유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선택, 활용할 수 있다.
상용화 시점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구글은 미국 주요 은행과 신용조합 등과 전방위 제휴를 물밑에서 추진 중이다.
앞서 구글은 월스트리트저널에 발표한 성명에서 “씨티와 스탠포드 연방신용조합이 (구글페이 관련) 주요 파트너”라며 “몇 달 안에 더 자세한 정보를 공유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들 기관과 가상 직불카드 상용화를 위해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NFC 기반 지불결제 시장에서 애플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구글이 생체인증이라는 새로운 결제수단을 접목, 고객 유입을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다.
NFC와 핀, 지문인증 등 범용성을 극대화해 구글 월렛과의 시너지도 예고했다.
구매 물품의 검색, 상품 비교, 결제 등 모든 단계 통합 시행이 가능한 월렛 고도화와 인증 수단 다변화로 지불결제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생체인증 기반 표준 선점까지 하겠다는 것이다.
지문인증을 도입한 데에는 단순 지불결제 플랫폼 활용을 넘어 비상사태나 정부 사업에까지 구글페이를 연계하는 데 목적을 둔다. 현재 애플과 구글 등은 지문 관련 특허를 다수 출원하고 사람 손가락 용도를 지정해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예를 들어 천재지변이 났을 때 비상을 알릴 수 있는 지문은 엄지, 금융 뱅킹 서비스가 멈췄을 때 돈인출 등을 할 수 있는 기능은 두 번째 손가락 등 멀티 지문을 활용한다. 향후 전자여권과 전자신분증에도 생체인증을 접목한 지불결제 시스템 장착을 검토 중이다.
구글-비자 연합으로 한국도 표준 문제 등 복잡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일부 금융사가 생체인증을 도입했지만 간편결제 부문 메인 인프라로 활용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
국내 대형 간편결제 대표는 “이제 지불결제 시장은 생체 기반 디스플레이 전쟁에 돌입했다”며 “수조원의 미래 시장인 생체인증을 간편결제에 어떻게 접목하고 표준화를 진행할 것인지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