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만의 '정수기 방정식'..."기존에 없던 제품 내놓을까"

삼성만의 '정수기 방정식'..."기존에 없던 제품 내놓을까"

삼성전자가 기존과는 다른 제품을 무기로 정수기 시장에 다시 진출할 전망이다.

기능과 생김이 비슷한 기존 정수기 시장의 '치킨 게임'에선 벗어나겠다는 계산으로 읽힌다. 아직 공식적으로 렌털사업부가 없는 삼성전자가 어떤 방식으로 정수기 사업을 펼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전자는 4월 말 산업통상자원부에 규제 샌드박스로 '정수·냉수·냉온수 업그레이드 가능 정수기 판매'를 신청, 임시 허가를 따냈다.

새로운 규격이 마련됐으니 이제 정수와 냉수 기능 등을 개별 키트로 추가했다 빼는 방식의 신개념 정수기를 출시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행법에서 정수기는 정수기, 냉온수기 등 완제품 형태로 인증을 받아 출시해야 했다.

삼성전자 정수기 탑재 냉장고
삼성전자 정수기 탑재 냉장고

삼성전자가 규제 샌드박스에 정수기 관련 허가 신청을 낸 것 자체가 정수기 시장 재진출을 간접적으로 알린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정수기 시장 진출에 말을 아꼈다. 최근 들어 LG와 SK 등 대기업이 정수기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오랜 기간 정수기는 중소·중견 기업 중심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이 시장에 삼성까지 가세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다수 진출해있는 상황에서 삼성까지 정수기를 중심으로 렌털 시장에 진출하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국내 정수기 시장을 약 2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한다. 코웨이, LG전자, SK매직, 청호나이스 등 많은 업체들이 주요 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소비자 계정수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와 중에 삼성전자가 어떤 시장 전략을 펼칠지도 관심 포인트다.

삼성전자는 기존엔 없는 방식의 정수기를 선보여 프리미엄 시장을 일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정수기 냉장고 출시하며 차별화한 기능을 뽐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 중 유일하게 국제 위생재단 인증을 취득했고, 정수기 냉장고로는 최대 정수 용량인 2300리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정수기는 전문가 관리가 필요한 제품인 만큼, 향후 삼성전자가 전문 관리 인력을 구성하고 렌털사업부 꾸릴 가능성도 있다. 삼성 가전 애프터서비스(AS) 업무를 담당하는 삼성전자서비스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