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대행 국내 1위 서비스 '생각대로'가 매물로 나왔다.
국내 음식 배달 시장 거래액 규모가 한 해 20조원 규모로 급성장하면서 배달대행사 몸값 역시 정점에 올랐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사모펀드(PEF)와 신세계 등 라스트마일 배송 역량 확보를 타진하고 있는 전통의 유통업체들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생각대로의 모회사 인성데이타가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 법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배달대행 사업인 생각대로를 포함, 이륜차 리스 사업 '바이크뱅크'와 퀵서비스 플랫폼 '인성퀵서비스'를 모두 합쳐 4000억원 규모 가치로 프라이빗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생각대로 관계자는 “기업 조직과 사업 변화 여부는 확정 사실 발생 시까지 외부에 언급하지 않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고 전했다.
현재 인성데이타의 지분은 황인혁 대표가 81.22%, 수 딜리버리플랫폼 그로스 투자조합이 10.52%를 각각 확보하고 있다. 종속회사로 생각대로 운영사 로지올과 바이크뱅크를 소유한 구조다.
인성데이타는 국내 시장점유율을 약 70% 갖고 있는 퀵서비스 프로그램 1위 업체다. 2016년 자회사 로지올을 설립하면서 생각대로 브랜드를 통해 음식 배달대행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생각대로는 지난 3월 기준 배달주문을 월 1000만건 이상 수행하며 배달대행업계 1위 자리를 굳혔다. 배달 시장 성장세에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주문 수가 늘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재 전국 750개 지점에서 6만4000여개 가맹점 주문을 소화하고 있다.
생각대로는 배달대행업체 가운데에서도 프로그램 사용료로 주수익을 얻는 사업자다. 음식을 배달하는 기사들이 소속된 배달대행 지사에 수수료를 내고, 지사는 본사에 프로그램 사용료를 내는 구조다. 택시기사들이 호출 콜을 받기 위해 이용하는 '카카오택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그램 업체들은 소규모로 출발했음에도 최근 시장 성장과 함께 기업 가치가 급등했다”면서 “회사를 키워 온 리워드가 충분해진 시점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생각대로뿐만 아니라 다른 배달대행 사업자 역시 지분 매각이나 신규 투자금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메쉬코리아는 올해 초부터 삼정 KPMG를 자문사로 선정해 1000억원 규모로 지분 매각을 추진해 왔다. 이마트가 예비 입찰에 참여하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바로고는 이달 다른 배달대행 업체 '모아콜'과 제휴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기존의 바로고가 수행하던 월 800만건 주문에 모아콜 200만건을 합치면 생각대로 1000만콜을 거의 따라잡는다. 배달대행 업체의 기업 가치는 통상 콜 수에 비례해 산정된다. 신규 투자 유치 과정에서 몸값을 유리하게 책정하기 위해 추가 콜 수 확보에 주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배달대행 사업체가 이단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추가 기술력을 갖췄거나 다양한 연계 사업으로 확장이 가능한 중견·대기업이 인수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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