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전국 단위 원격수업을 한국형 미래 교육으로 이어 나가기 위한 교육부의 자문회의가 주목받고 있다. 에듀테크업계, 학계, 교사, 관련 기관이 모여 지난달 23일 첫 회의 이후 일주일 만인 이달 1일 2차 회의가 열렸다.
정책 수립 시 전문가와 업계에 의견을 묻는 과정은 정부 부처에서 자주 있는 일이지만 이 회의는 회의 자체로 화제가 됐다. 다른 부처에선 흔한 일인지 몰라도 교육부에서는 드문 일이었기 때문이다. 에듀테크 산업계가 참여한 협의체가 교육부에 꾸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가 참여하는 자문회의가 처음인 이유는 교육부의 폐쇄적인 태도 탓이 크다. 이런 기술이, 이런 교육 방식이 처음이어서가 아니라 그동안 업계에 문을 닫아걸었기 때문에 이제야 '첫 회의'가 열린 것이다.
에듀테크를 활용한 미래 교육 담론이 제기된 것은 수년 전이다. 원격수업의 중요성이 이제야 강조됐다고 하기엔 옹색하다.
전 세계가 에듀테크에 주목했지만 정보기술(IT) 강국인 우리나라는 여전히 사교육 시각으로 에듀테크를 바라봤다. 에듀테크나 이러닝은 유명 학원 강사의 강의를 인터넷으로 확산시킨 '인강' 정도로 여겼다. 국내 스타트업의 수학교육 솔루션이 미국 뉴욕 학교에 도입됐지만 우리 학교의 현장에는 발조차 디디기 어려웠다. 교육 격차를 낳는 사교육은 줄여야 할 대상인 만큼 에듀테크업계와의 대화도 언감생심이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술이 발전해도 공공기관이 주체가 돼야 공교육에 도입하는 것이 가능했다. 민간이 참여할 길은 오직 공공기관의 '외주 개발'뿐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강제된 디지털 전환이긴 하지만 교육계는 원격수업으로 미래 교육의 길이 열렸다고 입을 모은다. 미래 교육은 방식의 혁신이 아니다. 미래 교육은 지식보다 지식을 활용하는 능력, 다른 사람과 협업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있다. 다시 말해서 미래 교육은 소통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미래 교육의 본질이 그렇다면 교육 당국의 태도도 바뀌어야 한다. 규제와 지시가 아니라 소통하는 교육부가 돼야 미래 교육도 가능하다. 첫걸음을 응원한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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