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플라스틱 원료, 식품·의약품 합성에 쓰이는 중요한 화학물질 '숙신산'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은 이상엽 생명화학공학 특훈교수 연구팀이 김경진 경북대교수팀과 함께 시스템 대사공학을 이용한 미생물 기반 바이오 숙신산 대량 생산 균주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시스템 대사공학은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고 각종 화학물질을 친환경 생산하는 '바이오리파이너리 기술'의 핵심이다. 복잡한 미생물 대사회로를 효과적으로 조작, 산업 화학물질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연구팀은 한우의 반추위에서 분리한 미생물인 맨하이미아 대사회로를 조작해 숙신산을 생산하는 연구를 지속해 왔고, 이번에 세계 최고 생산 효율로 숙신산을 생산하는 개량균주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숙신산은 탄소 4개로 구성된 다이카복실산이다. 대사과정에서 숙신산 한 분자를 생산할 때 이산화탄소(CO₂) 한 분자를 소모한다. 이에 따라 미생물 배양으로 숙신산을 생산하게 되면 CO₂ 저감에 기여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숙신산 전환에 핵심역할을 하는 효소 구조를 밝히고, 단백질 공학을 통해 효소 성능을 개선했다. 이를 전체 대사회로 최적화에 연계시켜 포도당, 글리세롤, CO를 원료로 리터(ℓ)당 134g 농도로 숙신산을 생산했다. 생산성은 시간·ℓ당 21g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시간·ℓ당 1~3g이 최고 수준이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의 주범으로 꼽히는 화석연료 의존성을 대폭 낮추고 주요 산업 기반 화학물질인 숙신산을 효과적으로 생산하는 근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게재됐다.
이상엽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미생물 기반 바이오 숙신산 대량 생산 기술은 숙신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 환경친화 바이오화학 산업으로의 전환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