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 '동상이몽', 심재철 "현금살포 때문"…권영세·주호영 "민심 무시"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언론 간담회에서 4.15 총선 패배 원인에 대해 말하고 있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언론 간담회에서 4.15 총선 패배 원인에 대해 말하고 있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7일 총선 참패 원인을 정부의 '매표용 현금살포 포퓰리즘'과 '공천 실패'로 짚었다. 차기 원내대표로 출마한 권영세·주호영 당선인은 잇단 4연패를 두고 '민심과 다른 당심'을 지적했지만 이와는 다른 시각이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임기 종료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 이틀 전 아동수당을 40만원씩 뿌려댔고, 코로나 지원금을 4월 말부터 신청하라며 대통령부터 나서서 100만원씩 준다고 했다”며 “기획재정부에서 (지원금 지급 대상을) 50%로 잡은 걸 선거 때 70%로, 다시 전 국민으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포퓰리즘이 위력을 발휘했는데, 앞으로도 포퓰리즘이 크게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모든 선거를 앞두고 정책의 이름으로, 제도의 이름으로 공식적인 포퓰리즘이 극성을 부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총선 참패 원인으로 '포퓰리즘'을 언급한 것이다. 이어 “매표용 헬리콥터 현금살포, 이 부분이 표심을 크게 흔들었다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공천 실패'와 '당대표 리더십 부재'를 들었다.

심 원내대표는 “공천도 실패했다. 말로만 개혁공천이었다. 이기는 공천을 해야 하는데 무조건 바꾸는 게 능사인 것처럼 잘못 공천했고 '퓨쳐메이커' 소동 다 봤지 않느냐”며 “현장에서 생존능력이 안 되는 젊은이들을 퓨쳐메이커라는 이름을 붙여서 안 되는 지역에 투입하는 공천 실패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 번째로는 김대호, 차명진 막말이 영향을 미쳤다”며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 부재는 당을 대표하는 얼굴들이 국민들에 믿음 주지 못했다는 사후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당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국민이 바라는 개혁과 변화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국민이 원하는 눈높이에 행동을 맞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로 이런 요인들 때문에 선거에서 참패했고, 이 참패는 4년 내내 180석 거대여당 존재가 앞으로 지속될 것인데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걱정된다”며 “(21대 국회 첫 원내지도부는) 말로는 쉽지만, 현실에서는 대단히 팍팍할 것”이라고 전했다.

심 원내대표는 통합당이 '김종인 비대위'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스스로 수술대에 누워 자가 수술을 하겠다는 건 방법적인 측면에서 맞지 않는다”며 “그럴 바에야 외부에서 사람 데려와서 수술 받는 게 낫다”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의 시각은 8일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후보들과는 다르다. 권영세 후보는 전날 총선 패배 이유를 “우리 스스로의 울타리에 갇혀 국민의 생각과 다른 길을 고집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변화하는 시대정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민의 생각과 맞지 않는 우리만의 고집들, 이제 모두 폐기해야만 한다”고 분석했다.

주호영 후보 역시 지난 2일 출마를 선언하며 총선 참패 원인을 “민심의 거대한 흐름을 무시했기 때문”이라며 “AI와 빅데이터의 시대에 과학이 된 선거를 갈라파고스적 소신으로 치러낸 업보였다”고 진단했다. 이어 “내부 분열과 갈등이 큰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