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금융권 첫 '디지털 큐레이팅' 도입...신기술 융합 '표준화' 만든다

손병환 행장 주도 대대적 조직 정비
단위 부서별 디지털 신기술 사업 통합
전담 인력 지정·컨설팅 기업과 협력
인프라 전면 개방 '핀테크 제휴' 확대

농협, 금융권 첫 '디지털 큐레이팅' 도입...신기술 융합 '표준화' 만든다

손병환 농협은행장 주도로 차세대 신기술 도입을 위한 '디지털 큐레이팅' 제도가 도입된다. 농협 조직과 서비스 대대적 개편을 예고했다.

디지털 큐레이팅은 단위 부서별로 이뤄지던 디지털 기반 신기술 사업을 통합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유관 인력을 모두 참여시키고 전문 컨설팅 기업과 협력해 미래 유망사업을 발굴하는 인프라다. 서비스를 빠르게 내재화하기 위한 일종의 표준화 시스템이다. 그간 금융권은 개별 부서가 신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서비스를 개발해 왔다. 이 때문에 급변하는 디지털 신기술에 유연한 대응이 어려웠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이 금융사 최초로 정보기술(IT) 기반 디지털 큐레이팅 제도를 전면 도입하기 위해 컨설팅 기업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우선 농협은행은 디지털 조직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디지털 큐레이팅 사업을 위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용역을 추진키로 했다. 서비스 신기술 융합을 위한 표준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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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미래 신기술을 빠르게 금융 서비스에 내재화하고 단기 사업이 아닌 중장기 영속 가능한 디지털 사업을 다수 발굴해 추진키로 했다. 특히 올 하반기 개화하는 마이데이터 사업 준비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전략도 담겨있다. 올 하반기까지 업무 체계를 확정한다.

스마트금융 부장 출신인 손병환 행장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애자일 조직과 스피드한 디지털 기술 발굴을 통해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은행 속성을 전면 전환하겠다는 포석이다.

국내 금융권 최초로 도입하는 디지털 큐레이팅 1차 목표는 신기술 도입에 대한 은행 각 부서 취약점(Pain Point)을 분석하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이후 적용 대상 신기술 도입 검토를 빠르게 지원해 파격적인 융합 채널로 고도화하는 방안이 실행된다.

은행 내 각 부서 전담 인력을 지정, 편입시키고 AI,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4차 산업 기술 내재화를 중장기 전략으로 수립한다. 본 사업 시행에 앞서 신기술 동향과 우수사례 등을 미리 테스트하거나 파악해 보다 현실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조속히 예산을 투입한다.

디지털 큐레이팅 용역 사업도 발주했다. 지난 4월 28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발주를 냈고 오는 11일 제안 설명회를 개최한다. 컨설팅과 SI기업 다수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기업과 농협은행은 신기술 사업 기반을 위한 다양한 사전검증(파일롯테스트)를 수행하고 농협의 디지털 신사업 로드맵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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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디지털 큐레이팅 도입은 금융시장에 큰 변화를 예고했다. 디지털 기반 서비스 발굴 접근 방식을 내부 부서 단위가 아닌 객관화, 계량화하는 첫 시도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 기반 서비스가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대형 금융사는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오히려 전세가 역전돼 금융사가 대형 핀테크 기업 서비스를 모방하거나 혁신 서비스를 내놓아도 시장에서 외면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큐레이팅 도입 목표는 기술과 현업을 매칭해 단기간내 최적의 디지털 기술을 뽑아내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며 “단기간 내 최소 비용으로 디지털 혁신을 할 수 있는 중계 시스템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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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경우, 금융사 사업 수주를 희망하는 핀테크 기반 기업은 개방형 디지털 큐레이팅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농협과 제휴가 가능해진다. SI기업과 농협은행은 디지털 큐레이팅을 전면 개방해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업무 단축 효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또 반복되는 디지털 카피 캣 서비스 행태를 탈피해 소비자가 원하는 시장 친화적인 '킬러 서비스'를 빠르게 발굴하겠다는 목표다.



[표]디지털 컨설팅과 디지털 큐레이팅 비교(자료-본지 취합)

농협, 금융권 첫 '디지털 큐레이팅' 도입...신기술 융합 '표준화' 만든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