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관련해 각계 반응이 갈렸다. 삼성의 변화 의지에 대한 긍정 평가와 함께 구체적 실천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무노조 경영 포기가 대한민국의 새 출발을 위한 중대 분수령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구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것이 정말 우리 사회 변화의 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는 기대와 희망을 남기고자 한다”면서 “삼성그룹의 선언을 사법적 회피를 위한 얕은 눈속임으로 결코 보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대기업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존하고, 대기업과 노동자가 공존하고, 그러면서 함께 파트너가 돼 병행 발전해 나가는 길이 결국 대기업에도 다시 도약하고 발전하는 새로운 발걸음이 될 것”이라면서 “그런 점에서 삼성의 무노조 경영 포기나 경영 승계 포기는 굉장히 중요하다. 역사적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은 7일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 “이 부회장의 사과가 단지 눈앞의 처벌을 면하기 위한 궁여지책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사과와 별개로 경영권 승계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철저하게 밝혀 응분의 도덕적, 법률적 책임을 마땅히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은 이날 논평에서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를 기점으로 비단 삼성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왜곡된 기업문화가 바로세워져서 건강한 기업들로 가득찬 새로운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 우뚝 서게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노동계와 진보 진영에서도 잇달아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한 논평을 내놓았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삼성이 즉각 성실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논평에서 “삼성에 필요한 것은 백마디 말보다 하나의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맹탕 사과”라면서 “이번 사과는 자발이 아니라 급조된 조직인 준법감시위의 권고에 의한 이벤트성”이라고 꼬집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