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5G) 중저가 스마트폰 출시가 본격화됐다. 이동통신사는 5G 가입자 증가 등 시장 활성화 기대와 동시에 부담이 있다. 정부의 중저가 요금제 출시 압박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5G 중저가 요금제 기준 데이터 한도로는 5G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10GB 데이터는 초고화질 영화 몇 편을 내려받으면 모두 소진된다. 5G망을 이용, 데이터 소진 속도가 LTE보다 빠른 데다 데이터를 모두 사용하면 1~2Mbps로 전환돼 급격한 속도 차이가 발생한다.
롱텀에벌루션(LTE)보다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사용하고 싶은 5G 잠재고객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 데이터 사용 제약으로 결국 고객의 불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5G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 등장으로 어느 때보다 풍족한 데이터가 필요한 시대다. 빠른 속도로 서비스를 무제한 이용하고 싶은 보편적 욕구 감당에는 10GB 데이터로는 부족하다.
30만원대 5G 스마트폰 출시가 중저가 요금제 출시의 필요성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면 안 되는 이유다.
3월 말 기준 국내 5G 가입자는 558만명이다. 5528만명에 이르는 LTE 가입자의 10% 수준이다.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보편적 서비스라고 보기에는 부족한 규모다.
정부 주도로 중저가 요금제 도입을 추진하기보다 시장 논리에 맡겨야 한다. 5G가 보편화되면 이통사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요금 인하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다. 3G·4G의 전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부가 이통사의 중저가 요금제 도입이라는 성과에 집착할 때가 아니다. 5G 가입자 다수는 5G와 LTE 서비스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5G 이후 '비욘드 5G'를 위한 5G 서비스와 콘텐츠 강화, 산업화 지원 등 정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 이통사도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정부가 가계통신비 절감이라는 대의를 좇느라 현실을 외면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기를 바란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