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전국 유·초·중·고 학생들의 개학이 일주일씩 미뤄진다. 13일 등교 예정이었던 고3 학생은 오는 20일에야 등교할 수 있다.
교육부는 등교 일정을 일주일씩 순연하되 감염증 확산을 예의주시하며 방역당국과 긴밀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고3 학생은 20일에, 고2·중3·초1~2·유치원은 27일, 고1·중2·초3~4학년은 6월 3일, 나머지 학년인 중1·초5~6학년은 6월 8일 등교한다. 앞서 정한 등교 일정에 비해 각각 일주일씩 미뤄졌다.
14일 예정이었던 고3 학력평가도 늦춰진다. 고3 학생이 등교한 이후인 20일 이후로 조정될 전망이다.
이태원 일대에서 발생한 감염으로 확산 우려가 높다는 것이 등교 수업 연기의 이유다. 확진판정을 받은 인원이 11일 기준 86명인데다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 인천, 충북, 부산, 제주 등 곳곳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서울시가 파악한 연휴 기간 중 해당 클럽 방문자는 5517명인데 역학조사는 44%인 2456명만 진행돼 감염병 통제 미흡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이에 따라 교육부와 방역당국은 5월 연휴 이후 잠복기인 2주가 경과된 20일로 고3 등교수업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정부 결정에 앞서 곳곳에서 등교 연기를 해달라는 요청이 봇물을 이뤘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코로나 확산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고3 등교수업을 일주일 미루고 최종판단하기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11일 발표했다. 경기도교육청 역시 등교 일주일 연기를 교육부에 요청했다.
학부모들의 등교 연기 요청도 이어졌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등교 개학 시기를 미루어달라는 청원이 11일 오후 5시 50분 기준 18만명을 넘어섰다. 이 글 외에도 학교 종사자 전원을 코로나19 전수검사를 진행한 후 준비가 된 상태에서 등교를 하도록 해달라거나 등교는 해도 급식은 하지 말아달라는 등의 청원이 줄을 이었다.
현재로서는 고3 학생의 대입 일정은 수능 12월 3일을 비롯해 그대로 유지된다. 온라인 개학과 함께 수능과 수시일정을 한차례 미룬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대입 일정 조정을 발표할 때에도 5월 내로 등교수업이 이뤄진다면 조정된 대입 일정에는 무리가 없다고 했다”면서 “추가 조정은 아직 없다”고 못박았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지난 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이태원 소재 유흥업소를 방문했거나 확진자와 이동동선이 겹치는 학교 구성원은 증상유무와 관계없이 진단 검사를 받을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교원 전수조사는 하지 않고 희망자만 검사할 계획이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학년별 원격수업 전면 도입에 대해서는 세부방법은 학교별로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등교 이후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할 수 있으며 세부방법은 학교별, 지역별로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위험도가 올라간 상황에서는 당초 계획보다 원격수업이 더 많이 증가할 것으로 교육부는 전망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