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언택트(비대면) 문화의 서막을 열고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특히 공연문화는 일정 공간과 굿즈 등 오프라인 기반에서 온라인으로의 섬세한 진화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공연문화의 진화를 놓고 긍·부정 평가를 동시에 내리며 대중과 만남을 유연하게 만들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에 고심하고 있다. 엔터테인&에서는 언택트 공연 전망과 함께 고려할 점을 판단해본다.
언택트 공연은 SM-네이버 'Beyond Live', 빅히트 '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 안테나 '에브리씽 이즈 오케이' 등의 사례와 함께 오프라인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긍정 평가를 받는다.
SM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 협력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콘서트 'Beyond Live'는 V라이브 플랫폼 속에서 증강현실 기술을 접목한 무대 공간을 배경으로 다각적인 카메라 워킹과 화상연결 기반 인터랙티브 소통 등 비대면 채널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공연감을 구현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위버스'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스트리밍 축제 '방방콘'을 마련, 블루투스 기반 공연연동형 응원봉 퍼레이드를 글로벌 단위로 선보이면서 그 매력을 더했다.
안테나가 펼쳤던 릴레이 라이브 '에브리씽 이즈 오케이' 등 유튜브 기반 스트리밍 공연도 대중의 관람 욕구를 일정 부분 충족시키고 있다. 언택트 공연은 공연장이라는 공간 배경이나 시스템 운용 부분의 제약을 없앰으로써 관람객·공연주최자 양측 요구를 모두 충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띤다.
우선 관람객 입장에서 보면 좌석 배열에 따른 시야 확보나 무대 구현 등의 한계에 따라 다소 제약이 있을 수 있던 음악 교감 폭을 넓혔다는 데 장점이 있다. 아티스트 스스로가 표현하고 싶은 무대 모습이나 효과 등을 더욱 다양하고 화려하게 만들면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다. 관람객은 화려한 무대 속에서 아티스트의 퍼포먼스와 비주얼 등을 더욱 가깝게 접하면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공연주최자 입장에서는 공연을 위한 무대 구성과 좌석 확보 등에 필요한 비용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무대와 함께 더 많은 관람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데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앞서 언급된 SM-네이버 'Beyond Live'의 첫 사례인 'SuperM-Beyond the Future'는 K팝 대표 아티스트라는 존재감과 무대의 신선함에 대한 기대 속에 관람객 7만5000여명을 기록, 객석 규모 한계로 회당 1만~1만5000명 단위로 펼쳐지는 오프라인 공연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관람공간 한계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 유연한 시스템자원 관리만으로도 객석 관리가 가능한 까닭에 한정 수량에 따른 암표 문제 등 공연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 또한 긍정 요소로 꼽힌다.
물론 난제도 있다. 우선 동종사례를 만들기 위한 자원 마련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는 대·중견·중소기업 등으로 나뉘는 업계별 상황과도 비슷하다. 대기업 연합으로 높은 완성도의 공연을 보다 자연스럽게 마련할 수 있는 상황도 있지만 여력이 부족해 기존 영상 플랫폼 그대로 서비스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특히 엔터업계는 기업군 규모가 일부를 제외하고는 중소단위가 많은 까닭에 플랫폼 독점 한계에 부딪칠 수도 있다. 또 그에 따른 공연대관료나 시설운용 비용 증가도 발생할 수 있다.
공연 현장감도 하나의 난제다. 아무리 현실 공간과 가깝다고 하더라도 실제 공연감은 다를 수밖에 없다. 아티스트를 사랑하는 여러 사람이 뭉쳐서 일선 공연 현장에서 펼쳐지는 떼창 등 교감이 어렵다.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한 아티스트의 열정적인 무대로 이뤄지는 콘서트의 매력이 단순히 콘텐츠 관람 정도로만 그칠 수 있다. 이는 곧 음악 문화 자체보다는 시선과 관심을 끌기 위한 노력에만 집중하게 되는 우로 나타날 수 있다.
요컨대 언택트 공연은 최신 정보기술(IT)을 토대로 기존 공연문화의 한계점을 극복할 획기적인 대책이자 K팝의 다각적 발전을 유도할 만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다만 아티스트와 음악, 공연 자체의 질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것이 필요한 문화계 주요 요소로 자리잡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어 보인다.
박송아 대중문화전문가는 “다양한 면에서의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고, 또 온라인 전용 콘서트로서의 문화산업도 더욱 다양하게 펼쳐질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오프라인 공연에서 펼쳐지는 아티스트와 관객의 시너지를 온라인에서도 구현하기 위한 시도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창환 대중문화전문가는 “공연 문화는 아티스트와 관객이 현장에서 주고받는 합이 상당히 중요하다”면서 “K팝 한류의 확산을 위한 다양한 시도로서는 긍정적이지만 최고의 무대를 만들기 위한 아티스트의 노력과 이를 응원하는 관객들의 집중력을 길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은 꾸준히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