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가 중국 외자 판호 재개 가능성과 관련 우호적인 분위가 감지됐다고 평가했다.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는 13일 2020년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에서 “판호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장 상황을 봐야 한다”며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파트너사와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은사막과 검은사막 모바일은 모두 중국 퍼블리셔와 계약을 맺었지만 판호가 나오지 않아 출시하지 못했다. 판호는 중국 내 게임 출판·운영 허가 승인번호로 판매를 위한 일종의 허가증이다. 판호가 없으면 중국 서비스를 할 수 없다.
최초 한한령 이후 시간이 지나며 국내 콘텐츠 전반에 적용되던 중국 수입 금지는 차츰 하나둘 풀리기 시작했다. 유독 게임만은 그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최근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을 업데이트하고 반란군과 해골이라는 단어를 지웠다. 반란군은 알룬디로, 해골은 헥세로 치환됐다. 게임 내 분위기와 이질감 없는 인물과 지역으로 변경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판호 재개를 염두에 둔 이름 변경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콘텐츠 검열을 책임지는 국가뉴스출판광전총국이 체제전복(반란), 성매매, 마약, 동성애, 귀신, 해골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과거 블리자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나 밸브 '도타2'는 해골과 피가 표현된 몬스터나 아이콘을 교체해 중국에 출시했다.
실제로는 외자 판호와 관련없는 국내 서비스 버전 업데이트였다. 워낙 중국 시장이 굳게 닫혀있어 생겨 작은 신호에도 민감하게 반응한 웃지 못할 해프닝이었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지식재산권(IP) 확장을 지속하고 중국 진출을 대비하는 한편 자회사 CCP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이브 온라인' 확대도 주력할 계획이다.
CCP게임즈가 만든 이브 온라인은 이미 중국 서비스 허가를 받았다. CCP게임즈가 아이슬랜드 회사인 만큼, 한국 게임에 주어지는 제약을 피했다. 중국 파트너사인 넷이즈가 개발 및 서비스를 맡는 모바일 게임 '이브 에코스'는 17일 출시 일정을 공개한다.
한편 펄어비스 1분기 매출은 1332억원, 영업이익은 462억원을 달성했다. 작년에 비해 각각 0.4%, 154.5% 증가했다. 검은사막 IP 글로벌 성장이 수익성을 개선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76%에 달한다.
펄어비스는 이달 21일 액션 배틀로얄 게임 '섀도우 아레나'를 스팀에 얼리 액세스를 진행한다.
핵심 개발작인 '붉은사막' '도깨비' '플랜8'은 순차적으로 출시될 계획이다. 당초 e3에 맞춰 게임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게임 정보 공개 시기를 조정 중이다.
조석우 CFO는 “붉은사막은 2021년 4분기 출시, 도깨비는 2002년, 플랜8은 2023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에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충분한 마케팅 효과를 낼 수 있는 대규모 이벤트들이 취소된 만큼 e3를 대상으로 했던 공개 일정은 상황을 지켜보며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