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을 받는 신용카드사들의 트래픽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핀테크 회사가 개인 고객 서비스를 위해 데이터 스크래핑을 하면서 트래픽 과부하가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재난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와 국민이 힘을 모으는 가운데 일부 회사의 돈벌이 행태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원금 신청이 몰리는 카드사 서버 관리를 위해 당분간이라도 스크래핑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전업 신용카드사들은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자 증가와 핀테크 회사들의 데이터 스크래핑으로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서버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지원금 신청 첫날 신청자와 핀테크 회사 데이터 스크래핑이 일시적으로 몰리면서 시스템이 느려지거나 접속이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 사전에 클라우드 시스템과 방해 소프트웨어 등을 도입해 시스템이 다운되는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급증하는 데이터 스크래핑에 따른 서버 과부하는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이날 몇몇 카드사의 경우 또다시 데이터 스크래핑이 늘어나면서 서버가 느려지는 사태가 재발했다.
한 신용카드사 관계자는 “신청 첫날 지원금을 신청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급하게 서버 증설 등 시스템 구축을 했다”면서 “하지만 신청자가 일시 몰린 상황에 핀테크 회사들의 데이터 스크래핑까지 겹치면서 홈페이지가 느려지거나 먹통이 되는 현상이 잠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스크래핑은 고객이 자신의 인증정보를 핀테크 등 회사에 제공하면 컴퓨터가 고객이 이용하는 금융사에 접속해 흩어져 있는 정보를 모아 제공하거나 가공하는 기술을 말한다. 최근 핀테크 회사들이 개인 고객 대상 자산·신용 관리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이 기술도 점차 확산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 대부분이 실시간 업데이트된다는 점이다. 업데이트할 때마다 데이터 스크래핑이 발생해 카드사 서버에는 부하가 걸린다. 특히 주말 동안 데이터 업데이트가 되지 않는 금융사 특성상 평일이 시작되는 월요일에는 일시적으로 트래픽이 증가하는 등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앞서 과도한 핀테크 회사들의 데이터 스크래핑으로 카드사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같은 데이터 스크래핑을 법적으로 제재할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내년 8월 마이데이터 시대가 도래하면 스크래핑을 사용할 수 없지만 이전까지는 사용시 아무런 법적 제재를 받지 않는다.
신용카드사 관계자는 “내년 8월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시작되기 전 데이터 스크래핑에 대해선 어떤 제재도 가할 수 없어 답답한 심정”이라면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이 원활이 작동할 수 있도록 핀테크 사업자의 스크래핑 자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지원금 신청 대비 서버 증설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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