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성의 '디지털뉴딜']<10>지역발전 지속을 위한 토대, 청년친화형 자족 신도시를 구축하라

[노규성의 '디지털뉴딜']<10>지역발전 지속을 위한 토대, 청년친화형 자족 신도시를 구축하라

중소 도시를 괴롭히는 인구 감소는 일자리 부족에서 시작된다. 일자리가 사라지면 청년층은 타지로 떠나게 된다. 도시는 활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많은 도시가 고민하는 공통 문제다. 이를 타개하려는 도시들이 있다. 일자리를 적극 만들어서 사람을 불러들이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발상이다. 예컨대 경북 의성군은 지역에 정착해 사업을 추진할 45세 이하 청년 창업가를 모집했다.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창업 아이템을 선정, 그 결과 무려 14대1의 경쟁률을 뚫고 3팀이 당선됐다. 의성군은 이들이 성공리에 정착할 수 있도록 사업화자금, 정착활동비, 경영자문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우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네덜란드의 바헤닝언은 지역특산물을 이용해 지역경제를 혁신했다. 인구 4만여명의 소도시지만 세계 농식품 분야 심장으로 불린다. 농·임업 분야 세계 1위인 바헤닝언대를 중심으로 네슬레, 유니레버, 하이네켄 등 글로벌 식품과 농약 기업이 모여 있다. 농식품 기업만 1500여개이고, 여기서 나오는 매출액이 64조원에 이른다.

기회가 있는 곳에 사람이 모인다. 사람이 모이면 도시는 성장하게 돼 있다. 특히 청년 인구가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청년들이 매력을 느끼면서도 산업·경제 가치가 큰 산업을 지역에 키워야 한다. '유망 청년 산업'을 대표하는 것이 바로 게임과 푸드테크다. 이들은 경제 가치뿐만 아니라 문화 가치도 크다. 스타트업 활성화에 유리한 것도 큰 이점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더욱 각광 받을 산업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디지털 뉴딜을 통해 두 산업을 중심으로 정부(지방자치단체)-대학-지원기관 연합의 스타트업 집중 육성 네트워크를 구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먼저 푸드테크는 스마트팜은 물론 밀 키트(손질된 식재료를 세트로 구성해서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도록 한 제품), 즉석식 개발, 대체육 개발에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까지 범위가 매우 넓다. 국내 규모만 200조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망은 더 밝다.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 위기, 환경을 생각하는 음식 윤리 등으로 미래 산업의 핵이 될 것이 분명하다. 지역특산물 기반의 푸드테크 밸리를 전국 단위로 조성, 스타트업에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밸리를 조성하면 대학과 연계된 연구개발(R&D) 및 원자재 구매부터 생산과 유통, 인력 확보에 이르기까지 지역 내에서 원스톱으로 가능해진다. 밸리 내 기업 유치와 청년 창업 촉진을 위한 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스마트팜 단지 중심으로 스마트 도농복합도시를 육성하면 청년이 찾아오는 지역이 될 수 있다.

다음은 e스포츠 산업이다. 유료 시청자만 4억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인기 게임인 경우 미국 프로농구·프로야구보다 시청률이 높을 만큼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e스포츠 종주국임에도 우리는 이 분야를 낮잡아 봤다. 다행히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밝은 면을 보기 시작했다. 경기장 중심으로 국내 산업을 확장하고 있다. 게임 개발, 관람을 위한 상설 경기장, 중계 및 신생 게임 시연 공간 등을 갖춘 e스포츠단지를 지역 중심으로 조성해야 한다. 기술과 문화, 산업이 집적된 젊은이들의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상설 경기장을 중심으로 하는 관광객 유치도 가능하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5세대(5G) 이동통신, 디지털 사이니지 같은 관련 기술학과를 개설하면 지방대 경쟁력 제고에 유리하고 취업과 창업을 연계하기도 쉬워진다.

고부가 가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인구가 유입되면 정주 여건이 개선되기 마련이다. 디지털 뉴딜로 청년 매력도가 높은 산업 중심으로 기술과 문화, 생활이 공존하는 청년친화형 자족 신도시를 계획해서 만들자. 젊은이들의 골드러시는 더욱더 빨라질 것이다.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ksnoh114@kp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