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에서 주식자금을 5조원 넘게 빼간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자금은 43억2000만달러 순유출했다. 지난달 평균 원/달러 환율을 적용하면 약 5조원 이상 빠져나간 셈이다.
외국인은 지난 4월 17일, 27일, 29일 등 3거래일을 제외하고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모두 순매도했다.
한은은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진정될 수 있다는 기대 등에 3월보다 유출 규모는 다소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반면 외국인은 주식과 달리 국내 채권은 계속 사들였다.
4월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은 58억2000만달러(7조1000억원) 새로 들어왔다.
3월 말 연 1.55%까지 치솟은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1일 기준 1.47%까지 내렸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가격은 오르기 때문에 투자 유인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달러를 원화로 바꿔 투자하는 과정에서 이익도 발생해 채권자금은 계속 들어온 것으로 분석된다.
채권자금이 큰 폭 들어온 덕에 주식과 채권을 합한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4월 중 15억달러(1조8000억원) 순유입했다.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는 3월보다 개선됐다.
한국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월평균 35bp(1bp=0.01%포인트)였다. 이는 지난 3월 평균(43bp)보다 낮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기 이전인 2월(26bp)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일종의 보험 성격의 금융파생상품이다. 위험이 늘어날 때 프리미엄은 올라간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월 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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