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로 실물 경제의 하방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지난달 “실물 경제 어려움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한 데서 이달에는 “실물 경제의 하방 위험 확대”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우려 수위를 높였다. 아울러 최근 불거진 이태원 발(發) 확진자 급증에 대해선 경기에 미칠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15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내수 위축으로 고용지표 부진이 지속하고 수출 감소폭이 증가하는 등 실물 경제의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또 “대외적으로는 주요국 경제활동이 점차 재개되는 가운데 금융시장 불안은 다소 완화됐으나, 주요국 경제지표 악화 흐름이 지속되고 신흥국 불안 등 리스크 요인이 확대되며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4월 소비 관련 속보치를 보면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수는 역대 최대 폭으로 줄었고, 카드 국내 승인액도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유커는 전년 동월 대비 99.1% 감소했다. 감소폭은 1999년 1월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컸다. 카드 국내승인액은 5.7% 감소했다.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된 3월(-4.3%)에 이어 2개월 연속 줄었다. 2개월 연속 감소는 관련 지표를 작성한 2004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최근 이태원 지역 중심으로 확진자 급증 사태가 내수에 미칠 영향도 지켜볼 사안이다.
김영훈 경제분석과장은 “그(2차 확산 우려) 부분은 좀 더 워치하며 추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4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70.8로, 기준선인 100을 크게 밑도는 것은 물론 3월보다 7.6포인트(P) 떨어져 소비 심리가 여전히 얼어붙어 있음을 보여줬다.
3월 전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3%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은 4.6% 늘었으나 서비스업 생산이 4.4% 감소한 영향이다.
4월 수출은 주요국 수요 감소와 생산 차질, 유가 하락,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1년 전보다 24.3% 감소했다.
그 밖의 주요 지표를 보면 4월 취업자 수는 서비스업, 제조업을 중심으로 1년 전보다 47만6000명 줄면서 21년 2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해 코로나19 충격을 보여줬다.
김 과장은 경제성장률 전망치 수정에 관해 “대외 불확실성이 높고 변동폭이 워낙 커서 (수정 전망치를) 어느 수준으로 가져갈지 상당히 (예측이) 어려운 상황으로, 우리나라는 특히 수출 비중이 높아 불확실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