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코로나19'로 바뀐 유통업계와 교훈

권태영 던험비 코리아 대표
권태영 던험비 코리아 대표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확산하면서 우리 일상에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유통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유통업체와 직원, 고객 모두 전례 없는 큰 어려움과 변화를 겪고 있다. 새로운 질병의 출현은 비대면 서비스와 소비를 가속화하고, e커머스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글로벌 고객 데이터 분석&솔루션 기업 던험비가 최근 우리나라와 중국, 미국, 유럽 등 19개 국가의 글로벌 유통업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 구매 행동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첫째 자가 격리에 대비해 비상식량과 유아용품, 반려동물용품 등 생활필수품을 대량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었다. 감염병에 대한 두려움으로 말미암은 사재기 단기 현상은 앞으로 의약품·가정용품·통조림식품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사회적 거리 두기와 자가 격리로 인해 외출을 줄이고 집 근처에서 쇼핑하는 고객이 증가했다. 이와 동시에 대용량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 패턴이 늘어났다. 이는 소형 매장에서 흔히 나타나지 않은 패턴이다. 고객들의 방문당 지출 비용도 최대 20%까지 증가했다.

셋째 유통업체들의 온라인 매출이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크게 증가했다.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과 빠른 배송 서비스로 온라인 쇼핑에 대한 고객 선호가 증가했다. 온라인 채널을 통한 신선식품 판매량도 급속도로 증가했다. 현재 글로벌 유통업체들은 고객 주문에 맞춰 재고를 유지하고 배달과 픽업에 대한 고객 수요를 맞추기 위해 서둘러 웹사이트 정비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온라인 채널 매출은 계속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넷째 개인위생과 가정 청결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더욱더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 국가별 격차는 있지만 개인위생을 개선해 감염병을 예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전 세계에서 관측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전 세계 인간들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오늘날 유통업체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고객 변화에 적응하고 새로운 운영 방식을 신속하게 도입하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전 세계의 업계 최고 유통업체들은 정도는 다르지만 다음과 같은 원칙을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고객 최우선'을 실천하기 위해 '직원 최우선' 전략을 세우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 성실한 자세로 고객을 응대하는 직원을 보상하기 위한 유급병가와 같은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고객 충성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먼저 직원 충성도를 높여야 한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우선 직원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고객에게 더욱 도움이 되도록 교육해야 한다. 미국을 비롯해 코로나19가 심각한 국가에서는 유통업체 직원들이 위기 상황에서 필수 인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 유통업체들은 기본에 충실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는 지역 사회를 위한 서비스 제공과 지역 사회 보호가 가장 중요하다. 감염병으로 두려움을 느끼는 고객을 위해 기본 서비스 제공에 최선을 다하는 등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가장 필요로 하는 품목들로 진열대를 채우고 공급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제품군을 줄이거나 직원의 업무를 덜고 기본 서비스 수준을 보장하기 위해 매장의 다른 활동을 일시 축소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같은 변화를 가장 빠르고 변화에 맞게 전환에 성공한 유통업체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역사회를 돕고 현재뿐만 아니라 향후 또 다른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고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권태영 던험비 코리아 대표 David.Kwon@dunnhumb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