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석 정치공학, 더불어민주당-열린민주당 합당론 솔솔

민주당, 시민당과 합당…177석 확보
단 3석만 보태면 원내 독보적 지위
진보진영 결집·범친문 대선 기반 의미
8월 전당대회 새 당대표 결정에 촉각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의 통합에 이어 범여권 정당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이 4·15 총선 전 열린민주당 후보 등에 대한 영구제명과 합당 불가 입장을 밝혔지만 총선 한 달이 지난 지금 진보진영 협치와 180석 확보 차원에서 합당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당대표. 연합뉴스.
최강욱 열린민주당 당대표. 연합뉴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이 8월 전당대회 이후 새로운 당대표 체제 하에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1대 국회 진보진영 결집과 곧 이어질 대선 레이스에서 범친문 세력을 다지기 위해서다.

양당 통합론에는 180석의 정치공학이 반영됐다. 당초 민주당은 총선 결과 시민당과 합쳐 총 180석 의석을 확보했다. 이후 시민당에서 양정숙 당선인이 부동산 의혹 등으로 제명되고, 용혜인·조정훈 당선인도 각각 기본소득당, 시대전환으로 복귀하면서 177석으로 21대 국회를 시작한다.

단 3석 차이지만 180석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만큼 차이가 크다. 민주당이 20대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으로 홍역을 치른 것을 생각하면 180석의 필요성은 더 커진다. 이번 총선에서 열린민주당은 3석을 확보했다. 열린민주당과 합당하면 민주당 입장에선 다시 180석 의석의 독보적인 지위를 갖는다.

민주당 중진들은 통합론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김두관 의원에 이어 우상호 의원도 열린민주당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 내부에서도 양당이 추구하는 가치가 같은 만큼 결과적으로 합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면 총선 당시 열린민주당의 단독 행동으로 시민당의 입지가 위협받는 등 혼란을 야기했던 만큼 반대 여론도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여전히 열린민주당에 대해 통합 불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의석수에 대해서도 177석이라 해서 180석의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열린민주당은 총선 때부터 민주당으로의 복귀 가능성을 시사했다. 총선 직후에도 합당과 관련 민주당의 결정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당 차원에서도 3석으로 독자행동에 나서는 것보다는 합당이 유리하다.

정치권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전후해 열린민주당과의 통합 작업이 가시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회 한 관계자는 “공천 불복 등 총선 당시 갈등이 있었던 만큼 이를 잠재울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겠지만 결국 합당의 길로 갈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야권의 미래통합당, 미래한국당, 국민의당 연대 등 새로운 정계개편 얘기도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