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8월까지 파주 10.5세대 생산라인(P10)에 신규 발주한 노광기 2대를 추가 반입한다. 내후년으로 예정된 본격 가동 시점에 맞춰 순차로 핵심 공정장비를 확보,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국내 생산 기반을 다진다. 반면에 중국 광저우 8.5세대 팹의 램프업(생산량 증대)은 오리무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시장 수요가 크게 줄면서 가동률 하락은 물론 '개점휴업' 가능성이 높아졌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다음달 파주 P10 공장 OLED 생산라인에 일본 니콘에서 들여온 노광기 한 대를 투입한다. 지난 3월 동일 제품을 생산라인에 설치한 이후 2개월여 만이다. 이에 따라 P10에 투입된 노광기는 총 다섯 대로 늘었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오는 8월 일본 캐논에서도 P10에 투입할 OLED용 노광기 한 대를 반입한다”면서 “나머지 장비 반입 일정은 OLED 생산라인 증설 계획 등을 감안해 모두 내년 이후로 미뤘다”고 전했다.
노광기는 반도체 웨이퍼나 박막 트랜지스터(TFT) 유리기판에 빛을 쪼여 회로를 그린다. OLED 공정에 필요한 전공정 장비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파주 P10 OLED 생산라인에 3조원을 투자, 2023년 본격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앞으로 2년 이상 이어질 생산라인 증설 기간을 고려해 우선 확보한 노광기 등 핵심장비로 설비 안정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향후 시장 상황과 경영상태 등을 종합해 P10 증설에 추가 투자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순조롭게 증설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파주와 달리 광저우 8.5세대 OLED 팹에는 먹구름이 끼었다. 가동 초기 램프업 발목을 잡았던 낮은 수율 문제는 공정 개선과 소자 교체, 기술인력 파견 등으로 총력을 쏟으면서 상당 부분 해소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공장 가동률을 무작정 올릴 수 없는 진퇴양난 처지에 몰렸다. 유럽, 북미 등에서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한 이동제한, 매장 폐쇄, 공장가동 중단 등이 시행되면서 대형 OLED TV 판매량이 예년 대비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술적 문제를 해결했지만 시장 수요가 적어 섣불리 램프업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전통적 대형 TV 판매 대목인 올림픽, 챔피언스리그 등 대형 스포츠 대회가 잇달아 중단·연기된 것도 악재다. TV제조사가 악성 재고 부담을 피하기 위해 생산량을 줄이거나 신제품 출시 일정을 미룰수록 패널 제조사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광저우 팹은 1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밝힌 것처럼 2분기 내 본격 양산 준비를 마칠 것”이라면서 “패널 생산 등은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