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오프라인 신청이 18일 시작됐다. 시중 14개 은행 6500개 영업점과 주민센터에서 접수했다. 신용·체크카드 온라인 신청이 불편한 중장년층과 노년층 편의를 확대하기 위한 정부 방침이다. 농협·신한·우리·하나·국민·SC제일·기업·수협·대구·부산·광주·제주·전북·경남 등 은행이 대상이다.
◇온라인 신청 분산 효과…큰 혼란 없어
본지가 수도권과 서울 소재 시중은행 영업점, 주민센터 등 8개 접수처를 방문해 현장을 살펴봤다. 현장은 큰 혼란 없이 차분한 분위기로 신청이 이뤄졌다. 다만 지역별로 혼잡도는 차이를 보였다.
요일별로 수령 인원을 분산한 5부제와 지난주부터 실시한 온라인 신청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오전 본지가 직접 방문한 영업점은 KB국민은행 홍제점, 신한은행 평촌지점, 우리은행 남대문지점·이수역지점·평촌지점, 하나은행 이수역지점 등이었다. 서울과 경기도 소재 복수의 주민센터도 찾았다.
마침 이날은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오프라인 신청일인 동시에 소상공인 2차 '코로나 대출'이 시작된 날이기도 했다. 같은 날 두 지원자금에 대한 현장 신청이 시작되면서 은행 영업점 방문자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됐다. 현장에선 평소보다 방문자가 늘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우려한 혼란함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원자금을 신청하려는 방문자 대다수는 중장년·노인층이었다. 온라인 신청 접근성이 떨어지는 연령대가 몰린 것이다.
지역과 방문 시간대에 따라 방문 집중도는 차이를 보였다. 아침 시간대 경기도 안양시 평촌 소재 영업점과 주민센터는 대체로 한산했다. 이곳은 평촌신도시와 번화가 상권이 밀집한 지역이다. 주민센터는 물론 일부 영업점은 대기 없이 곧장 업무를 신청할 수 있을 정도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같은 시간대 서울 서대문구 KB국민은행 홍제점은 아침부터 방문자가 대거 몰렸다. 영업점 현장에선 20여명이 자금지원 신청을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긴급재난지원금 5부제 시행에도 5부제 시행이 홍보가 잘 안 된 탓인지 허탕을 치고 가는 고객이 상당수였다.
우리은행 남대문시장 지점도 방문자로 대기석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남대문시장 안에 있다 보니 시장 상인들의 이용이 잦은 곳이다. 재난지원금은 물론 소상공인 긴급생활안정자금 지원 신청자로 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주민센터, 5부제 홍보 안 돼 일부 승강이
주민센터에서도 방문자가 많았다. 사당1동 주민센터는 소상공인 긴급생활안정자금 지원 신청자,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자로 대기자가 상당했다. 대기자 대부분은 중장년층과 노인층이었다.
현장 관계자는 “오프라인 신청 첫날이다 보니 방문이 상당히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임시로 마련된 긴급재난지원금 창구 대기석 대부분이 차 있었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센터 안내를 받고 은행을 찾아갔다가 5부제 시행이라는 말을 듣고 승강이가 벌어지는 사례가 있었다.
한 고객은 “주민센터에 찾아가니 5부제 이야기는 하지 않고 무조건 은행을 찾아가면 된다고 말을 해서 방문하게 됐다”면서 “주민센터와 은행 간 이런 기본도 조율이 안 되면 어쩌라는 건가”라며 분을 삭였다.
그 외 별다른 혼선은 없었다. 다수 은행은 입구에서부터 신청 방법을 안내하고 있었고, 주민센터도 관련 내용을 상세히 알려주는 등 정부 정책에 호응했다.
한 은행 창구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으로 영업점이 한동안 한산했는데 오늘은 평소보다 확실히 붐비는 수준”이라면서 “오늘 방문자 대다수는 정책 지원금을 신청하려는 고객”이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창구직원과 은행을 찾은 고객은 전부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소독하는 등 코로나19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행동도 철저히 준수했다.
그러나 정보기술(IT) 소외계층인 중장년과 고령층이 방문자 대부분이었다는 점은 정부와 금융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지난 한 주 동안 총 1426만 가구에 8조9122억원을 모두 지급했다고 발표했다. 신청은 전체 가구 가운데 65.7%가 마쳤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지난주 '온라인 접수' 인원 분산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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