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장비업체가 지난 1분기에 약속이나 한 듯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당초 예상과는 정반대 결과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5세대(5G) 이동통신 네트워크 투자 확대로 호실적을 기대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와 비교해 통신 장비업체의 매출은 줄었고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영업 손실에 직면한 업체도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5G 네트워크 투자 둔화가 예상보다 심각했다는 방증이다.
통신 장비업체가 코로나 19로 직격탄을 맞았지만 희망이 사라진 건 아니다.
국내 이통 3사는 올 상반기에 4조원의 네트워크 투자를 공식화했다. 1분기 투자가 저조했지만 2분기에는 당초 약속한 만큼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5G 가입자 경쟁에 직면한 이통사가 네트워크 투자를 주저할 리 만무하다.
글로벌 시장도 마찬가지다. 1분기에 중국을 제외하고 주요 국가가 5G를 유보했지만 2분기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질 개연성이 짙다.
이통사의 네트워크 투자 효과는 장비업체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다. 정보통신 공사업을 포함해 전·후방 관련 분야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하다. 이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위기에서 드러난 것처럼 이통사 네트워크 투자는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이통사가 네트워크 투자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정부가 필요한 정책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통사로 하여금 투자를 주저하게 하는 걸림돌은 없애고, 역동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이통사를 둘러싼 불필요한 규제와 차별은 과감하게 완화·제거하고,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앞장서서 발굴하도록 독려해야 한다는 말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예사롭지 않다. 이통사의 5G 투자를 경기 침체 극복 마중물로 활용해야 한다.
이통사의 투자가 늘어야 통신 장비업체 등 전·후방 산업도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이는 결국 경제가 되살아나고 국가 ICT 경쟁력이 높아지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