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이 열전성능지수(ZT) 오류와 이에 따른 한계를 규명하고 새로운 열전효율 연산프로그램을 개발, 국제학계에 제시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원장 최규하)은 류병기·정재환·박수동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연구팀이 열전소재 물성 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ZT의 치명적 오류를 규명하고, 이 대안으로 새로운 '열전효율 연산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열전발전은 열을 전기로 바꾸는 기술로 공장이나 자동차의 폐열 등 활용 열원이 다양하고, 복잡한 장치도 필요 없어 친환경적이다. 이산화탄소 배출은 물론 소음, 진동이 거의 없어 차세대 그린에너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ZT'는 열전소재의 구동온도·전기전도도·제백계수·열전도도 간 크기의 비로, 열전발전 효율성을 평가하는 지표다. ZT가 높으면 기술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구팀은 이 ZT가 '열전소재 물성은 온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를 전제로 만든 수치라 열전성능을 평가하는 올바른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밝혔다. 온도가 바뀌면 물성 값도 바뀌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수년간 연구 끝에 ZT 값이 낮아도 효율이 오히려 높아지는 일명 'ZT 완전역전' 현상을 찾아냈다.
나아가 열전 데이터를 수학적으로 기술하고 컴퓨터로 표현하는 방법, 열전 물성을 반영해 효율을 정확하게 계산하는 알고리즘를 연구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열전효율 연산 프로그램(pykeri)'을 개발했다. 프로그램에 대해 독일 항공우주센터와 교차검증도 마쳤다.
류병기 KERI 선임연구원은 “수년 전부터 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바꾸기 어려웠다. 널리 보편화된 지표로 뿌리 깊게 자리 잡은 ZT에 대한 의존성을 벗어나기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잘못된 ZT 기반 연구를 벗어나 효율 자체를 중심으로 열전발전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올바를 방향성을 제시한 성과”라 말했다.
연구팀은 열전효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원인 분석을 추가 연구해 열전발전 기술 실용화를 앞당긴다는 목표다.
이번 연구는 독일 항공우주센터 연구팀과 최은애 재료연구소 연구원이 공동 수행했고,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미국물리협회 발간 '어플라이드 피지스 레터' 상위 10% 논문에 선정, 5월 13일에 웹사이트 최상단에 소개됐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