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초선들 향해 "여야, 공멸 게임 빠지지 말고 상생 정치해야"

문희상 국회의장이 20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초선의원 의정연찬회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20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초선의원 의정연찬회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20일 여야 국회 초선의원들에게 “여러분은 여야, 보수와 진보를 떠나 하나의 동지”라며 “스스로를 존중하고 그만큼 값진 값어치로서의 상대를 인정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문 의장은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21대 국회 초선의원 의정연찬회 특강에서 “(여야가) 상대를 적으로 보고 타도의 대상으로 보면 한없는 싸움의 시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생존 경쟁자로 서로 상생하는 그런 정치를 하고 동지정신을 발휘해야지, 적이라고 하면 죽어야 하는 정치는 안 된다”며 “상대방을 헤집는 말로 관심을 끌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공멸의 게임에 빠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국민과 국가를 위해 보수와 진보가 함께 가는 것이 정치”라며 “정치의 기본은 나라는 태평하고 국민은 편안한 국태민안(國泰民安)”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것을 잊으면 정치를 왜 하는지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서로 싸우다 보면 국민이 어떻게되고, 나라가 어떻게 되는지는 나중에 생각하게 된다”며 “크게 보면 배고픈 사람을 배부르게 하고, 등이 시린 사람을 따뜻하게 하고, 억울한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 망가진 사람 편에 서서 눈물을 닦아주고 같이 울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것이 늘 잊지 말아야할 정치의 본질이다. 이걸 잊어버리고 서로 싸우다보면 아무것도 아니게 돼 버린다”며 “보수와 진보는 둘 다 가치 있다. 양날개가 없는 건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와 진보가 공존하고 서로 효율적으로 경쟁해야 한다. 서로 싸우다보면 왜 싸우는지 모르는 것”이라며 “인간의 마음속에서도 진보와 보수 공존할 수 있다. 그게 건강한 사회”라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진보 180석을 얻게 된 것에 대해서 고무적으로 생각하지만 순식간에, 삽시간에 국민에게 외면당할 수 있다”며 “순간의 말실수, 행동, 이것이 쌓이면 하루이틀이면 갈수 있다. 정신 바짝 차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자만해서 독선에 빠진다? 그럼 민주주의의 적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0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초선의원 의정연찬회에서 당선인들이 문희상 국회의장의 특강을 경청하고 있다.
20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초선의원 의정연찬회에서 당선인들이 문희상 국회의장의 특강을 경청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을 향해서는 “깃발을 고치고 기술을 고치면 되는 것이다. 깃발을 고치지 않고 옛날 낡은 깃발로 펄럭이면 이건 정신 못차린 보수”라며 “그걸 가지고 흔들면 누가모이나. 30% 원래 몰려있던 사람만 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아직은 그렇지 않다. 이걸 바탕으로 더 늘리면 되는 것”이라며 “가치가 있기 때문에 그냥 베이직, 원칙과 기본으로 돌아가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정치인의 3가지 덕목은 균형감각, 열정, 책임감”이라며 “이걸 가질 자신이 없으면 시작도 하지말라”고 강조했다. 이어 “본회의나 상임위원회 등 모든 회의에 빠지지 않고 결심하면 보람차고 의미 있는 의원 생활이 기다릴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연찬회에는 초선 당선인 대부분 참석했지만,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출신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참석하지 않았다. 정의연 일본군 위안부 쉼터 건물 중개시 부당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규민 민주당 당선인은 연찬회에 참석했지만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