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커머스가 온라인 쇼핑 소통창구로 뜨고 있다.
콘텐츠를 활용해 고객에게 제품을 큐레이션하는 미디어커머스는 e커머스업체에겐 고객과 소통하면서 상품 판매를 늘릴 수 있다. 유명 크리에이터나 연예인, 심지어 판매자가 나와 쇼핑 호스트처럼 안내하며 먹어보고 입어보는 등 고객이 최대한 간접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단순한 사진이나 글만으로는 느낌을 전달할 수 없었던 감각과 감성을 전달한다. 실시간으로 고객 질문에 답하면서 콘텐츠를 유통시켜 인기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
홈쇼핑과 T커머스가 50대 이상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면, 미디어커머스는 2040세대가 주요 타깃층이다. 콘텐츠 성격도 유튜브에 가까운 뉴미디어 문법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커머스는 '톡딜라이브'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미디어커머스 서비스인 '카카오쇼핑라이브'를 21일부터 베타서비스에 들어갔다. 쇼호스트가 매 회마다 제품을 소개하고 특별한 조건으로 판매한다. 카카오는 방송 예고와 고객 모집 사전 마케팅을 12일부터 시작했다.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 내부 카테고리를 통하기 때문에 파급력과 확장성이 뛰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티몬은 판매자 전용 개인방송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앱)인 '티몬 셀렉트'를 이달 초 론칭했다. 판매자가 직접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판매자는 사용료만 내면 티몬 앱 배너와 추천 상품 상단에 최대 1시간 노출할 수 있다. 고객은 방송을 시청하면서 클릭 한두번 만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위메프는 '원더쇼핑' 채널링 서비스에 '김재우의 청부할인' 이라는 미디어커머스를 올해 2월 공개했다. 개그맨 김재우가 브랜드사를 방문해 가격을 협상하는 과정을 예능 프로그램 형식으로 제작한 콘텐츠다. 방송 후 48시간 동안만 협상가로 상품을 판매했다. 4편의 콘텐츠 누적 조회수는 150만회를 넘었고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70% 늘어났다.
11번가는 올들어 '뷰티 라이브방송'을 진행하면서 20대 여성고객 유입이 늘고 있다. 글과 사진만으로는 정보 전달이 부족한 온라인쇼핑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다. 11번가는 미디어커머스 전략 덕분에 10% 내외를 유지하던 20대 여성고객 비중이 15%까지 올라갔고 매출비중도 지난해 대비 68% 증가했다. 동영상에 익숙한 20대 여성고객 반응이 즉각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미디어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지 않는 쿠팡은 마켓플레이스 홍보 사절단인 '판매자 앰버서더'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판매자 앰버서더는 쿠팡에서 제작하는 다양한 콘텐츠에 출연해 판매 노하우와 함께 자신의 기업을 소개한다. 이 콘텐츠는 쿠팡 마켓플레이스 내부 채널과 외부 미디어에 노출돼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도 미디어커머스 대신 대부분의 홈쇼핑과 T커머스가 입점한 만큼 허브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움직임은 e커머스업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홈쇼핑이나 T커머스, 오프라인 유통업체에서도 언택트 소비 활성화 추세에 맞춰 소비자와 새로운 접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라이브 스트리밍과 쇼핑을 결합한 '쿸방' '랜선뷰티' 등 식품, 뷰티 전문 프로그램을 연이어 론칭했다. 최근 밀레니얼 세대들의 소통 방식에 맞춰 2030세대 고객 확보에 나섰다. 지난 1월 시범 운영 기간 동안 방문자 수 4만명을 기록했으며, 정규 편성 이후에는 2배 증가했다. 편성을 심야에서 오전·오후 황금 시간대로 옮기고 주 2회로 늘렸다.
SK스토아는 방송 유통 역량을 모바일로 확대했다. 현재 모바일 앱에서 스낵컬처형 영상 콘텐츠 '픽캐스트'와 방송 속 굿즈를 파는 'SBS픽'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월엔 업계 최초로 3차원(D) 그래픽 가상현실(VR) 기술을 적용한 가상 스튜디오에서 생활가전을 판매해 주목받았다. 연내 전세대를 아우르는 모바일 라이브 서비스를 연내 론칭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가전유통 전문업체인 하이마트는 라이브 방송인 '하트라이브'를 지난달 1일 첫 방송했다. 코로나19로 매장 고객이 급감하자 소비자 접점을 온라인으로 넓혔다. 모바일 앱에서 30분간 생방송으로 지금까지 14회를 진행, 실시간 누적 시청자수는 2만여명, 댓글수도 4만여개를 넘겼다. 가전제품 위주로 제한된 상품군이지만 시청자 연령층이 20대 14%, 30대 38%를 차지하는 등 고객 유입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커머스는 실시간 개인방송처럼 트렌드를 빠르게 활용해 제품 판매로 연결할 수 있다”면서 “여기에 오프라인처럼 실시간으로 단골손님을 직접 관리해 매출 상승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