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보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악화 영향이 크다. 여객 위주로 사업을 운용하다보니 화물 가격 인상에 대한 수혜가 없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CC 항공사 화물 매출 비중은 1% 미만이다.
1분기 LCC 회사별 화물 매출 비중은 제주항공 0.75%(17억700만원), 티웨이항공 0.4%(5억8600만원), 진에어 0.4%(5억7100만원), 에어부산 0.2%(1억8500만원)에 불과하다. 여객 감소로 화물에 집중한 대한항공(27.5%), 아시아나항공(26.5%)과 대비된다.
LCC는 국제선 운항 감소로 늘어난 화물 수요 급증에 대응하지 못했다. 화물기를 보유하지 않았고, 주력 여객기도 컨테이너 탑재가 어려운 중단거리 기종이기 때문이다. 풀서비스항공사(FSC)와 달리 자사 전용 화물터미널도 보유하지 않았다.
1분기 말 ㎏당 국제 화물운임은 지난해 말 대비 5~10%가량 상승했다. 국제 화물 점유율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33.3%와 19.7%를 기록했다. 외항사는 45.6%를 차지했고 LCC는 1.4%에 그쳤다.
국적사는 6월 또는 7월 국제선 운항을 재개할 방침이다. 세계 코로나19 확산세 진정과 각국 입국제한 및 입국금지 조치 완화를 가정한 방침으로 불확실성이 있다. 하늘길이 열리더라도 코로나19 이전 여객까지 회복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LCC는 화물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기에 코로나19 장기화 시 재무 부담이 FSC보다 더 크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CC 사업구조상 코로나19 사태에 더 취약하다”면서 “코로나19 안정화 시점에 따라 LCC 향방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LCC는 기간산업안정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정부는 지원 대상 기업 조건으로 총차입금 5000억원 이상, 근로자수 300인 이상을 내걸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에어부산 등이 지원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 에어부산은 정부가 리스부채까지 인정해줄 경우 기준을 충족한다.
다른 LCC는 기준 미달이다. 사업 구조 특성상 담보가 없어 추가 차입이 불가능, 조건을 맞출 수도 없다. 이대로 둔다면 일부 LCC가 파산하는 과정을 거치며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LCC 면허를 추가 발급한 정부가 업계를 외면한다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 금호아시아나(HDC), 애경 등 재벌들 항공 계열사는 모두 포함됐으나 다른 항공사는 지원 기준에 가로막힌 상황”며 “여객 수요 회복 시점을 장담할 수 없는데 정부 추가 지원조차 불확실하다”고 토로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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