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사용 제한을 전면 해제했다. KT 중저가요금제 가입자도 요금제 데이터 한도에서 보이스톡·페이스톡, 페이스타임 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경쟁사가 일부 고가 요금제에만 mVoIP 사용을 제한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 조치다. 글로벌 이통사가 mVoIP 사용을 제한하지 않는 요금 정책과도 부합한다.
KT의 이 같은 행보는 중저가 요금제 이용자 혜택을 차별화하려는 포석이다. 이와 함께 KT의 mVoIP 사용 제한 전면 해제로 이동통신사와 콘텐츠 기업 간 mVoIP 사용을 둘러싼 해묵은 논쟁도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된다.
KT가 이통사 가운데 최초로 롱텀에벌루션(LTE)·3세대(3G) 통신 중저가 요금제, 법인·선불 요금제 등 총 25개 요금제에 적용해 온 mVoIP 사용 제한을 폐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키즈 알 115, 순 데이터, LTE 베이직' 등 8종의 LTE 요금제와 '순 알 23, 키즈 알 115, 순 나눔23' 등 9종의 3G 요금제의 mVoIP 제한을 폐지했다. 법인 요금제 2종과 선불요금제 2종에 대해서도 mVoIP 제약을 없앴다. 종전에는 이들 요금제 가입자는 와이파이망에 접속한 상태에서만 mVoIP 이용이 가능했다.
mVoIP 이용량 한도를 설정하던 순 광대역 안심무한 51, 순 i-밸류, 순 모두다 올레, 순 완전무한 등 LTE 요금제는 사용량 제한을 해제했다.
순 i-밸류의 경우 월 최대 750MB로 mVoIP 사용 한도를 설정하는 등 기존에는 데이터 제공량과 별도로 일정 한도 내에서만 mVoIP 이용이 가능하도록 제한했다.
중저가 요금제 mVoIP 제한 해제로 KT의 모든 요금제 가입자가 mVoIP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KT는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2018년 이후 출시한 5G·LTE 고가요금제에는 mVoIP 사용을 제한하지 않았다.
KT의 mVoIP 제한 전면 해제 선제 조치는 데이터 중심 통신 패러다임의 변화를 반영하는 한편 청소년·노년층 등 중저가 요금제 가입자 혜택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KT 관계자는 24일 “데이터 무제한 가입자 확대 등 현재 모바일 가입자의 이용 행태를 고려할 때 mVoIP 이용 제한은 고객 기대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었다”면서 “모든 요금제 가입자가 mVoIP를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이용자 편의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KT의 이 같은 결정은 경쟁사의 mVoIP 사용 제한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출시한 LTE T플랜 요금제와 5GX 요금제에, LG유플러스는 2018년 전후 출시한 LTE 요금제와 5G 요금제만 mVoIP를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KT 사례를 참고해 기존 요금제에 대해서도 제약 해제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보다 앞서 2011년 카카오톡 음성전화 '보이스톡' 출시 이후 mVoIP는 통신사와 콘텐츠 기업 간 갈등을 초래했다. 이통사는 콘텐츠 기업의 음성·영상 통화 수익 잠식을 경계해 mVoIP 사용을 제한하려 했다.
KT의 mVoIP 사용 제한 해제는 음성·영상 통화를 고수하겠다는 자존심보다 mVoIP로 데이터 사용량을 늘리는 게 수익에 도움이 된다는 '실리'를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버라이즌, AT&T, 영국 EE, 보다폰 등 글로벌 이통사는 주요 요금제 이용약관에서 mVoIP 사용을 제한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