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또는 COVID19'.
우리는 지금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공식 명명한 글로벌 전염병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원인 미상의 폐렴 증세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만 하더라도 오늘과 같은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19는 이미 우리 일상생활을 흔들어 놨으며, 경험해 보지 못한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새로운 미래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코로나19은 특히 경제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의 출입국 제한조치로 항공 및 관광 비즈니스는 직격탄을 맞았고 대부분의 제조업 기업 역시 생산 및 유통상의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 그에 반해 디지털, 비대면(언택트) 및 홈코노미 서비스는 상대적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재택근무, 온라인 개학 및 원격 강의가 확대되고 활성화되면서 클라우드, 원격 솔루션 및 5G 이동통신 기술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비대면'의 심리적 요인에 따라 백화점 및 대형마트 매출은 감소하고 인터넷 및 홈쇼핑 기반 판매는 증가하고 있다. 자택에 있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온라인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게임 및 인터넷TV에 대한 수요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은 글로벌 사회에도 나타나고 있다. 출입국의 제한과 국경 봉쇄로 인해 재화와 서비스의 국경 간 이동이 감소하면서 글로벌 물류 및 유통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이른바 글로벌 가치사슬(GVC)이 엉클어지면서 제조업 및 농업 생산량이 감소하게 됐고, 이로 인해 많은 국가들이 생활필수품과 의약품의 부족으로 고통받게 됐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조차 매점매석 및 사재기 열풍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국가들이 더 많은 고통을 받게 되면서 제조업의 중요성이 재인식되고 리쇼어링(Reshoring)이 주요 이슈로 부상하게 됐다.
미국은 이미 '아메리카 퍼스트'라는 슬로건 하에 제조업 부흥을 추진해 왔으며, 그 핵심은 역시 리쇼어링이라 할 수 있다. 향후 미국은 해외에 진출한 미국 제조기업의 귀환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궁극적으로 미국 중심 보호무역주의와 연계될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또 미국은 새로운 유형의 배타적 무역협정 체결을 요구함으로써 경제 동맹의 구성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참여할 경우 최혜국 대우가 제공되고 전략 물자 및 전략 기술의 공유가 가능해지지만, 참여하지 않을 경우 다양한 통상 및 기술적 제제조치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 역시 자국 중심 GVC 구축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동안 지속될 것이며, 미국과 중국이 주도할 새로운 통상질서 하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최대 난제가 될 것이다. 우리 정부는 기업 그리고 각계 전문가와 힘을 합쳐 이에 대해 선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고, 다양한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송치웅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부원장 cusong@stepi.re.kr
-
김영준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