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임기 개시를 앞두고 미래한국당이 미래통합당과의 합당을 최종 결정했다. 앞서 별도 원내교섭단체 유지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합당으로 당내 중지가 모였다. 다만 당 안팎으로 여전히 독자행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남아있어 물리적 통합 이후 화학적 결합을 위한 교통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한국당은 26일 현역의원 및 당선인 총회를 열고 통합당과의 합당 안을 최종 결의했다. 전날 양당 합당 수임기구회의가 열린 지 하루 만이다.
애초 한국당은 당 지도부 임기를 연장하는 당헌 개정을 위한 전당대회를 열 개정이었다. 21대 국회 시작 전에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달 중으로 합당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통합당은 27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합당 관련 최종 의견을 모은다. 통합당까지 통합 결론을 내면 양당은 수임기구 합동회의를 열고 당별 행정절차를 마무리 한 후 선거관리위원회에 합당을 신고하는 절차를 밟는다.
한국당의 합당 결정은 총선 이후 통합당과 합친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대의명분 차원에서 결정됐다. 통합당과 달리 한국당은 총선 직후 통합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21대 국회 19개 의석을 확보하면서 1석을 더 추가해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 때문이었다. 여기에 통합당이 비대위 출범 여부 등을 두고 당 분위기가 정리되지 않으면서 독자노선을 가는 편이 낫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21대 국회 개원이 가까워지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초선 당선인들이 “과거와 같은 구태 정치의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며 통합을 반대하는 재선 의원을 설득했다. 더불어민주당이 합당 작업을 마무리한 상황에서 통합 없이 21대 국회를 맞이할 경우 국민 지탄을 받을 수 있다는 부담도 작용했다.
통합 이후 반대파 의원들과의 조율은 남은 숙제다. 당의 중론은 통합으로 모아졌지만 별도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대해 아쉬움은 남아있다. 통합 이후 상임위 배치 과정에서 지분을 주장하며 주요 상임위를 둘러싼 갈등의 여지도 있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당내 중론이 통합으로 모여졌지만, 여전히 교섭단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남아있고, 통합당 비대위에 대해서도 불만의 시각이 있다”며 “물리적 통합은 어떻게든 진행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의원들간의 화학적 통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