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미래에셋에 과징금 44억...박현주 회장 검찰 고발 면해

미래에셋컨설팅에 '일감몰아주기'
계열사 동원 3년간 430억원 거래
특수관계인 부당 이익 취득 판단
"회장이 직접 지시한 증거 못찾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집단 미래에셋이 미래에셋컨설팅과 거래해 특수관계인에게 부당 이익을 준 '일감몰아주기 행위'에 대해 과징금 44억원을 부과했다. 다만 우려했던 고발조치를 피하면서 미래에셋그룹은 단기금융업(발행어음업) 인가·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추진에 한 발 다가섰다.

27일 발표된 이 같은 내용의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 심사결과에 증권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박현주 미래에셋 글로벌최고투자책임자(GISO)를 고발하지 않은 것과 관련 “특수관계인으로서 법 위반이 중대해야 고발할 수 있지만, 박 GISO가 직접 사용을 지시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미래에셋 계열사들은 합리적인 고려·비교 없이 미래에셋컨설팅과 거래하며 박GISO등 특수관계인에게 이익을 안겼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GISO48.63%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91.86%에 이른다.

공정위는 미래에셋이 그룹 차원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생명보험 등 11개 계열사가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블루마운틴 컨트리클럽(CC), 포시즌스호텔을 이용하도록 원칙을 세웠다고 판단했다.

특히 그룹 관리업무 등을 맡은 미래에셋캐피탈이 미래에셋컨설팅 수익을 늘리기 위한 각종 방안을 마련해 계열사에 전달했다.

이 사건 당시 미래에셋컨설팅은 블루마운틴CC와 포시즌스호텔을 운영했다.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2015년부터 약 3년에 걸쳐 미래에셋컨설팅과 거래한 금액은 430억원에 이른다.

미래에셋 계열사들은 고객 접대나 행사·연수를 블루마운틴CC, 포시즌스호텔에서 진행하고 명절 선물도 블루마운틴CC와 포시즌스호텔에서 구매했다. 블루마운틴CC 골프장 진입로와 직원 유니폼 등에 계열사 로고를 노출하는 광고를 하기도 했다.

계열사 지원으로 블루마운틴CC와 포시즌스호텔은 급성장했다. 두 곳의 내부 거래 금액 430억원은 해당 기간 전체 매출액 1819억원 중 28.7%에 해당하는 규모다.

당국은 일감몰아주기 행위를 통해 미래에셋컨설팅 주주인 특수관계인들이 골프장 사업 안정화, 호텔 사업 성장이라는 부당한 이익을 얻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의 검찰 고발을 피한 미래에셋대우는 발행어음 사업, IMA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의 추가적인 제재 등이 어떻게 나올 지 확인 과정은 필요하지만 발행어음 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