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하여 주요 선진국 중심으로 자국 내 제조업의 중요성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독일은 지난 2008년 국제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제조업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후 자국 내 제조업 비중을 높였고, 미국도 첨단제조파트너십(AMP)에서 정보기술(IT) 산업 등을 통한 제조업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다. 가까운 일본 및 중국도 2015년에 신제조업 전략정책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
한국의 제조업도 지난 20년 동안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특히 반도체 분야 지표를 살펴보면 2001년 소재부품특별법 이후 생산량 및 수출 규모 등 상당한 수준의 외형 성과는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주요 핵심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여전히 외산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경우 칩 생산을 통한 이익의 상당 부분은 이들 소부장을 제공한 외국으로 빠져나가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한 예로 반도체 산업용 주요 무선주파수(RF) 부품 및 장비의 경우 특히 첨단 부품일수록 기술 우위를 기반으로 소수업체가 과점,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장비 내에서 차지하는 RF 부품의 중요성은 우리 몸에서 심장, 자동차의 경우 엔진이 차지하는 의미에 비유할 수 있다. RF 부품의 개발 척도가 반도체 신공정 개발 척도에 비례한다.
이렇게 중요한 주요 반도체 RF 부품 및 장비의 외산 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경우 주요 기술 국산화가 조속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지난해 일본과의 정치 이슈에서 기인하는 주요 반도체 재료 부품의 공급 부족 문제가 또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외국산 부품 생산 라인의 셧다운으로 주요 부품의 공급 차질 우려도 이를 더하고 있다.
반도체 RF 산업 역시 핵심 기술·제조의 내재화 및 국산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반도체 RF 제조 국산화 기술이 중심으로 되는 생태계 발전을 위해 병행돼야 할 것들이 있다.
장기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인력풀 확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꾸준한 신규 인력 확보는 필수 불가결이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대학에서 강의를 개설하고 석·박사 전문 인력을 꾸준히 배출, 반도체RF 소재 부품 장비에 대한 내재화 요소 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면 국내 반도체 RF 부품 및 장비 업체는 타깃 제품을 시장에 적시 개발 및 출시하는 타이밍 확보를 수월하게 할 수 있다. 또 부품 및 장비 제조 부문에서는 설비간정합(TTTM)이 가능한 생산 능력을 조속히 갖추면서 주요 자재 및 부품의 공급망관리(SCM) 구축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나아가 스마트공장 개념을 이른 시간 안에 도입, RF 제조 분야의 경쟁력 제고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소부장 업체 국산화를 위한 범국가 차원의 육성이 절실하다. 현 정부는 지난 1월 소부장경쟁력위원회에서 올해 2조1000억원 투자 계획을 시작으로 향후 5년 계획을 발표하는 등 강한 의지를 보여 주고 있다. 이번 정부 지원을 적극 활용, 국산 부품 및 장비 업체와 대기업 간 기술 개발 로드맵을 수립해 연구개발(R&D) 및 신제품 개발을 선행해야 한다.
또 대기업은 이미 개발된 국산 부품 및 장비 평가를 적극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장기 공동 목표를 바탕으로 한 협력 구도 및 신뢰 관계 형성이 매우 중요하며, 상생 개념의 상호 간 이해가 필요하다.
박재훈 엠케이에스파워솔루션즈아시아(PSA) 제조기술 총괄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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