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야당이 제안한 '정무장관' 신설에도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 오찬회동에서 제의받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정무장관 신설 의견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에서 “(이명박정부 당시) 특임장관 시절 정부 입법 통과율이 4배로 올라가더라. 야당 의원의 경우 청와대 관계자와 만남이 조심스럽지만, 정무장관이 있으면 만나기 편하다”며 정무장관직 신설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곧바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검토를 지시했다.
청와대 반응도 나쁘지 않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야당에서 먼저 제의한 것이라 긍정적으로 검토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윤 수석은 “정식으로 회의가 열린 건 아니지만 몇몇 참모들이 모여서 그 얘기도 논의했다. 정무수석이 어떤 역할을 해야 될지 이런 부분이 검토 대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주 원내대표는 자신이 특임장관을 할 때 장관은 야당을 담당하고 정무수석은 여당을 담당했다, 이렇게 역할분담을 하면서 괜찮다고 얘기했는데 실제 그것이 효율적인 방법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무장관은 대통령 명을 받아 국무총리가 지정하는 사무를 수행하는 자리다. 통상 국회와 정부 간 가교 역할을 해왔다. 1980년대 전두환 정권 때부터 운영되다 1998년 김대중 정부 들어 폐지됐다. 2009년 이명박 정부에서 '특임장관'이라는 이름으로 부활했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조직개편 과정에서 다시 폐지됐다.
정무장관직이 신설되면 그에 발맞춰 부처 장관들에 대한 후속 인사가 병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무장관이라는 특성상 야당과의 관계가 원만한 정치인 출신의 임명이 유력하기 때문에 전·현직 의원의 연쇄 이동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정무장관직 신설은 정부조직법 개정도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승격하고자 하는 현 정부의 정부조직법 개정 시도와 맞물려 빨라질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야당이 먼저 제안했고, 우리 입장에서도 크게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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